딸 둘을 키우고 있다.
큰애는 초등 고학년, 작은애는 저학년이다.
애들이 집에서부터 성을 배우면 좋겠다 싶어서 종종 언급하는 편이다.
남편은 수위가 높다며 나를 말린다.
한 번씩 아이들의 반응에 내심 놀란다. ('이 정도면 하산해도 되겠는데?')
큰애는 성이 더럽다는 선입견이 생긴 터라 다루기가 어렵다.
작은애는 그저 웃기 때문에 쉽다.
큰애는 반에서 남자애들의 성적 농담을 알아듣는 수준에 이르렀다.
"남자애들이 신음소리를 내면서 놀던데 그건 왜 그러는 거예요?"
"남자애들이 섹스 어쩌고 저쩌고 하던데 섹스가 뭐예요?"
"우리 반 남자애가 초성 퀴즈로 ㅅㅅ 를 맞춰보라길래 나는 세수라고 했어요" (정답은 섹스)
"손만 잡아도 발기가 돼요?"
"야동에는 알몸이 나와요?"
"여자도 야동을 봐요?"
"야동은 왜 찍는 거예요?"
"신고해야 하는 거 아니에요?"
"그럼 신음소리 내는 남자애들은 야동을 봐서 아는 거예요?"
"뒷자리 남자애가 내 엉덩이 보는 거 아니에요?"
질문이 쏟아진다.
어제는 콘돔을 보여줬다.
보여줄 테니 마음의 준비가 되면 말하라고 했는데 어제가 그때였던 거다.
콘돔을 사용하는 방법 (콘돔을 씌우려고 쓴 젤리통에게 심심한 사과를 전한다)
콘돔의 주의점 (뜯을 때 찢어지지 않게 조심, 재활용하면 안 된다는 점)
콘돔의 뒤처리 (휴지에 싸서 버릴 것)
다 듣고 나서 큰애가 하는 말,
"엄마 오늘 밤에 남동생 만들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