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m 넘는 고사리를 보신 적 있습니까?
옛 어른들은 고사리가 남자에게 좋지 않다 하여 먹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하지만 절간의 스님들은 고기를 대신해 고사리를 귀한 영양식으로 애용하였습니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고사리는 키가 1m도 되지 않아 누구나 손쉽게 꺾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제가 2007년 호주를 여행했을 때, 놀라운 장면을 보았습니다.
10m가 넘는 고사리가 숲 속에서 나무처럼 자라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 고사리 나무(?)는 하루아침에 그렇게 큰 것이 아니었습니다.
수십 년 동안 햇빛과 물을 받으며 묵묵히 자라온 결과였습니다.
콩나물도 마찬가지입니다.
시루에 콩나물 콩을 넣고 검은 천을 덮은 후 몇 시간마다 물을 주면, 물은 곧바로 밑으로 흘러내려 아무런 변화가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하루 이틀이 지나면 싹이 나고, 일주일이 지나면 금세 자라, 맛있게 콩나물국이며 콩나물 무침을 먹을 수 있습니다.
우리의 신앙과 삶도 다르지 않습니다.
매주 드리는 예배, 순간순간은 기억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어떤 주일에는 찬송도, 설교도 곧 잊힐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 달라집니다.
한 달, 일 년이 지나고, 중고등부 6년의 세월이 흐르면
우리의 신앙은 분명 더 성장하고 깊어집니다.
10m 고사리처럼, 콩나물처럼, 보이지 않는 동안에도 신앙은 자라고 있는 것입니다.
꾸준히 물을 주듯,
매 순간을 쌓아가다 보면
어느덧 우리도 믿음과 삶에서 커다란 숲을 이루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