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미국 드라마)를 보면서 버킷리스트 하나가 생겼습니다.
호텔 야외 수영장에서 여유롭게 수영을 즐기고, 선베드에 누워 책을 읽는 것.
그리고 호텔 객실 탁자에서 업무를 보는 것이었습니다.
그 장면은 늘 영화 속에서만 가능할 것 같았지만,
우연히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서울 이태원 근처, 한강이 내려다보이는 호텔에 체크인했습니다.
한강 뷰 객실을 배정받았는데 눈앞에 펼쳐진 한강이 좋았고, 특히 야경은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객실에서는 한강 뷰가, 엘리베이터 승강장에서는 남산 뷰가 멋지게 보이는 호텔이었습니다.
객실마다 정수기가 있었고, 승강장 근처 아이스 머신 룸에는 얼음 정수기가 있었습니다.
여러 편의시설, 깔끔한 청소상태, 직원들의 친절한 서비스까지,
이곳이 왜 '최고급 호텔'이라고 불리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체크아웃 날, 비가 내렸는데 데스크에서 빌린 우산 덕분에 비 한 방울 맞지 않고 차에 탈 수 있었습니다.
체크인을 하고 수영장으로 향했습니다.
실내 수영장과 야외 수영장 모두 즐겁게 이용하였습니다.
특히 야외 수영장의 일부 구간은 수심이 무려 1.8m에 달했습니다.
일반 수영장에서는 하기 어려운 '입영'을 할 수 있었습니다.
30분 정도 수영을 즐긴 뒤, 선베드에 누웠습니다.
따스한 햇살, 피부에 남은 물기, 귀에 스치는 물소리...
이 모든 것이 영화 속 한 장면이 되었습니다.
공지영 작가의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을 들었습니다.
한국과 일본의 두 남녀 작가가 바다를 사이에 두고 쓴 가슴 아린 사랑 이야기.
책 속의 문장이 마음 깊숙이 스며들었고, 시간은 금세 한 시간을 넘어 흘러갔습니다.
수영과 독서를 마치고 객실로 돌아와, 창밖 한강의 야경을 배경 삼아 태블릿을 켰습니다.
그리고 그날의 경험을 글로 남겼습니다.
마치 속담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처럼 이 순간을 기록함으로써 비로소 제 버킷리스트 중 하나가 완성되었습니다.
호텔 선베드 위 독서와 객실에서의 업무.
그 두 가지를 모두 해냈습니다.
이제 다시 이렇게 외칩니다.
다음의 버킷리스트를 향해
고고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