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산 중학교 강의와 KBS TV 방영

by 종구라기

며칠 전, 완주군 화산면에 위치한 화산중학교 강단에 섰습니다. 화산중학교는 전국 최초의 자율중학교이자, 전북 최초로 IB 월드스쿨 인증을 받은 중학교(MYP 과정)이며, 6년 연속 전국 단위 교과교실제 최우수학교로 선정된 사학 명문입니다.


IB 월드스쿨은 스위스 제네바에 본부를 둔 국제 바칼로레아(IB, International Baccalaureate) 재단이 운영하는 국제 공인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학교를 말합니다. 자기주도 학습, 국제적 시야를 중시하는 교육 철학으로 전 세계적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한 달 전쯤, 나의 책 『전기기술자, 생각에 감전되다』를 읽은 교장 선생님께서 강의를 요청해 주셨습니다. 중학생들에게는 조금 이르지 않을까 조심스레 여쭈었지만, “화산중 학생들의 역량이라면 충분하다”는 말씀에 용기를 내 강의를 준비했습니다. 기존 강의 자료에 특허와 실용신안 이야기, ‘지혜’에 관한 영상까지 더해 여러 차례 수정한 끝에 1시간 30분 분량의 강의안을 완성했습니다.


회사에서 오전 근무를 마치고 오후에는 휴가를 내어 화산중학교로 향했습니다. 담당 선생님과 교장 선생님께 인사를 드린 뒤 강의 장소인 도서관으로 갔습니다. 아늑하고 따뜻한 공간이었습니다. 전자칠판에 자료를 띄워 마지막으로 흐름을 점검하였습니다.

강의 시간이 되자 약 80명의 학생들이 도서관을 채웠습니다. 강의는 45분 강연, 10분 휴식, 그리고 ‘지식과 지혜 시식하기’와 질의응답 45분으로 진행됐습니다. 공기업과 LH 소개, 자격증의 중요성과 활용, 전기 전공자의 진출 분야, 그리고 삶을 살아오며 얻은 교훈을 차례로 풀어냈습니다. 영상 자료와 함께 특허와 실용신안의 작은 씨앗을 심어주었으며, 지혜에 대해 함께 생각하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강의가 한창 무르익을 무렵, 갑자기 KBS 방송국 카메라가 도서관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화산중학교의 IB 인증 관련 뉴스 자료를 위해 실제 수업 장면이 필요했고, 저의 강의가 촬영 대상이 된 것이었습니다.

질의응답 시간에는 많은 질문들이 쏟아졌습니다.

“완전히 순수한 얼음은 전기가 통하지 않나요?”
“저도 100조 원을 벌 수 있을까요?”
“기술사는 어떤 자격증인가요?”

내가 알고 있는 범위에서 최대한 성실하게 답했고, 스스로 한계를 정하지 말라는 응원의 말을 덧붙였습니다. 아이들과 주고받는 대화 속에서 시간은 어느새 훌쩍 흘러 있었습니다.


강의를 마치자 한 학생이 연필로 그린 내 초상화를 건네주었습니다. 실물보다 훨씬 잘 그려진 그림이었습니다. 감사의 뜻으로 준비해 간 문화상품권을 건넸고, 강의 중 퀴즈를 맞힌 학생들에게도 선물을 전했습니다. 학교 도서관에는 내 책을 기증하였고, 강의 태도가 좋은 학생에게는 저자의 서명을 담아 책을 선물했습니다.


집에 돌아와 저녁을 먹고 9시 뉴스를 보고 있었는데, 화면 속에 화산중학교 도서관에서 강의 중인 내 모습이 비쳤습니다. 생애 첫 TV 뉴스 출연이었습니다. 우수한 인재들과의 만남에 이어, 예상치 못한 경험까지 선물처럼 따라왔습니다.

우리나라와 세계를 이끌어 갈 학생들과 함께한 시간, 그리고 그 순간을 기록해 준 방송까지. 모든 것이 감사한 하루였습니다.


참고로 화산중학교는
1963년 성인 교육에서 출발해 1970년 개교했으며, 매년 약 100명의 학생이 입학을 합니다. 2025년 1월 제58회 졸업생까지 총 6,977명의 졸업생을 배출했으며, 바른 품성, 창의성, 자율성, 미래 준비 교육을 중심 가치로 삼고 있습니다.

최근 3년간 졸업생의 약 40%가 영재고·과학고·국제고·외국어고·마이스터고·자율형 사립고·특성화고 등에 진학했습니다. 전국 어디서나 지원 가능한 자율중학교로, 지역 초등학교인 화산초등학교 출신을 우대하면서 지역 인구 증가와 지역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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