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와 감정, 현실을 구분할 때 구조가 드러난다
1️⃣ 사람의 말에는 다른 ‘작동선’이 섞여 있습니다
2️⃣ 라캉의 개념이 퍼실리테이션 현장에서 유용한 이유
3️⃣ 회의에는 언어·감정·현실이 동시에 작동합니다
4️⃣ 언어·감정·현실을 구분하는 순간, 구조가 드러납니다
5️⃣ 실무 사례: 끝나지 않던 충돌이 정리된 순간
6️⃣ 퍼실리테이터의 역할은 ‘정답 제시’가 아니라 ‘구분’입니다
7️⃣ 논쟁의 본질은 늘 ‘다른 지점’에 있습니다
회의가 막히는 장면을 보면 우리는 종종
“이 팀은 대화가 안 되는구나”
“아직 의견이 충분하지 않아서 그런가?”
라고 생각하곤 합니다. 하지만 퍼실리테이션을 오래 하다 보면 다른 점을 보게 됩니다.
회의가 막히는 이유는 의견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서로 다른 종류의 말이 한데 섞여 있기 때문입니다.
그 차이를 구분하는 순간, 흐름이 다시 잡히기 시작합니다.
우리가 회의에서 듣는 말은 늘 세 가지 요소가 뒤섞여 있습니다.
언어의 결: 사실, 정보, 개념, 정의
감정의 결: 관점, 기대, 우려, 선입견
현실의 결: 제약, 조건, 위계, 구조
이 셋이 구분되지 않으면 대화는 쉽게 어긋납니다.
같은 말도 다르게 들리고, 정리된 것처럼 보이던 합의가 갑자기 무너지기도 합니다.
퍼실리테이터는 이 섞임을 풀어 “무엇이 무엇을 가로막고 있는지” 보이게 하는 사람입니다.
이 세 가지를 설명할 때 저는 종종 정신분석가 라캉(Jacques Lacan)의 세계 구분을 실용적으로 차용합니다.
라캉은 인간이 세계를 경험하는 방식을 세 가지 층으로 나눴습니다.
상징계: 언어·개념·규칙의 세계
상상계: 이미지·관점·감정의 세계
실재계: 언어화되지 않는 현실의 세계
물론 라캉의 개념을 퍼실리테이션 현장에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비유적 모델로 재해석하면, 회의 안에서 일어나는 작동을 놀라울 만큼 정확하게 설명해줍니다.
그래서 실천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대응이 자연스럽게 성립합니다.
상징계 → 언어의 결
상상계 → 감정의 결
실재계 → 현실의 결
라캉의 ‘세 세계’를 이처럼 해석하면
회의의 흐름이 왜 어긋나는지,
어떤 발언을 어디에 두고 정리해야 하는지
더 명확하게 보입니다.
현장에서 흔히 보는 장면입니다.
참여자의 선입견(감정)이
특정 단어를 다르게 해석하게 만들고(언어)
결국 현실과 맞지 않는 결론으로 이어지는 경우(현실)
이렇게 감정 → 언어 → 현실의 뒤틀림이 생기면 어떤 논의도 구조화되지 않습니다.
퍼실리테이터의 개입은 이 뒤섞인 흐름을 다시 반듯하게 세우는 일입니다.
퍼실리테이션은 결국 ‘정리의 기술’이 아니라
3개의 서로 다른 결을 분리해주는 기술입니다.
“이 말은 사실인가, 해석인가?”
“지금 표현된 건 감정인가, 의견인가?”
“현실 조건은 무엇이며, 어디까지 가능한가?”
이 세 가지를 분리하는 순간 논쟁은 개인의 충돌이 아니라 구조적 탐구가 됩니다.
한 교육기관의 내부 워크숍에서였습니다. 두 부서가 같은 사업을 두고 강하게 충돌하고 있었고,
서로 “상대가 문제”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발언을 하나하나 살펴보니
전혀 다른 결에서 나온 말들이 같은 선상에 놓여 있었습니다.
“이건 시대적 요구입니다”(언어)
“우리가 늘 배제돼 왔어요”(감정)
“그 예산은 본래 목적 외 사용이 불가합니다”(현실)
모두 타당한 말이었지만, 같은 자리에서 서로를 향해 쏟아질 때는 해결이 불가능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요청했습니다.
“지금 말씀은 설명(언어)인가요, 느낌(감정)인가요, 아니면 조건(현실)인가요?”
이 질문 하나로 그동안 엉켜 있던 말들이 갑자기 제자리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논쟁은 부서 간 갈등이 아니라 ‘사업 설계의 구조 문제’라는 본질로 이동했습니다.
회의는 그제야 움직였습니다.
우리가 회의에서 하는 일은 더 많은 아이디어를 내게 하는 것도 아니고
모두를 설득하는 것도 아니며 감정을 없애는 일도 아닙니다.
퍼실리테이터는 말의 결, 마음의 결, 현실의 결이 서로 어디서 어긋나는지
가장 먼저 읽어내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그 결을 다시 제자리로 돌려놓는 사람입니다.
그 순간 회의는 자연스럽게 구조를 얻고 논의는 다시 전진합니다.
회의가 혼란스러워 보일 때 실제로는 서로 다른 결을 한 장 위에 올려놓고 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언어는 언어의 자리에서, 감정은 감정의 자리에서, 현실은 현실의 자리에서
따로 다뤄질 때 회의는 비로소 진짜 문제를 찾고, 해결을 향해 나아갈 수 있습니다.
퍼실리테이터는 사람들의 말을 번역하고,
감정을 인정하고, 현실을 고려해 구조를 만드는 사람입니다.
그저 결을 구분해주는 것만으로도 회의는 충분히 앞으로 나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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