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트럭터미널과 양재화물터미널 개발사업에는 초대형 물류센터가 포함되어 있다. 연면적의 30% 이상을 물류시설로 개발한다고 가정하면, 서부트럭터미널에는 7만평 이상, 양재화물터미널에는 13만평 이상의 물류시설이 건설된다. 물류업계에서는 통상 연면적 5만평 이상을 초대형 물류센터로 분류하는데, 물류센터가 주로 입지하는 교외 지역이 아닌 서울시라는 대도시 안에 초대형 물류센터가 자리하는 셈이다.
급증하는 택배…‘첨단물류단지’로 서울 도심 자체 처리량 늘린다(경향신문, 2024.2.29)
두 터미널 이전에 서울시에 개발된 초대형 물류센터로 서울복합물류단지가 있다. 송파구 문정동에 위치한 연면적 8만평의 대형 시설로 2015년에 개장해 서울시 물동량의 35% 가량을 처리하고 있다. 언론보도 등에 따르면, 서울복합물류단지 외에 서울시 내 대형 물류센터가 없어 현재 서울시 택배 물동량의 70%는 경기도에서 처리하고 있는데, 서부/양재 두 터미널에 건립되는 물류시설이 완공되면 서울에서 발생하는 물류량의 80%를 서울시 내에서 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복합물류 “상징성 큰 도심형 물류단지, 디지털 관리 솔루션으로 업무혁신(동아일보, 2024.7.11)
SH공사 "동남권 유통단지, 토지·상가 등 보유자산 가치 2.4조"(뉴시스, 2024.10.14)
서부/양재에 개발하는 물류시설은 '도시 내'와 '초대형'이 결합된 희소성 있는 자산이다. 최근 물류시장에서는 소비자 앞으로 물건을 배송하는 '라스트마일(Last-mile)' 물류가 각광을 받고 있다. 전체 물류비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고 있고 배송 속도에도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유럽 등 해외에서는 도시 물류시설(urban logistics)이 각광을 받고 있는데, 임대료는 비싸지만 기업 물류비에서 더욱 비중이 높은 운송비를 줄여주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가용토지가 한정적인 대도시에서는 대형 물류시설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아 라스트마일 물류센터가 중소형인 경우가 많으므로, 단순 보관 외에 가공까지 가능한 초대형 풀필먼트 센터는 더더욱 대체재를 구하기 어렵다.
물류흐름에서 다양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는 점도 도심 초대형 물류센터의 장점이다. 도심은 3PL과 이머커스 업체가 모두 선호하는 입지이고, 대형 센터이니만큼 보관부터 분류/포장/배송, 반품집송까지 다양한 기능을 복합할 수 있다. 상온/신선 물류 양 쪽에서 거점(HUB) 센터 또는 거점 센터-소비자를 연결하는 지역 터미널 역할이 가능하다. 이러한 전략적 유연성은 쉽게 임차인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한다. 공급 과잉 여파로 국내 수도권 물류시장 공실률이 급등했음에도, 서울시 또는 서울 인접지역인 김포/광주/용인 지역 대형 물류센터는 공실이 그리 많지 않다는 점에서도 소비지형 대형 물류센터의 가치를 확인할 수 있다.
이로 인해, 대도시/대형 물류센터는 국내 및 해외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자산이다. 투자규모가 크고 비싸기는 하지만 희소성으로 인해 공실률이 낮고 다른 물류시설에 비해 임대료가 빠르게 상승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유럽과 미국 주요도시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도시지역의 물류센터는 평균적으로 교외의 대형 물류센터(Big-box) 등에 비해 역사적으로 임대료 상승률이 높았다. 안전 자산이면서 동시에 가치상승 잠재력이 높으므로, 도시 내 대형 물류센터는 물류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때 앵커(anchor) 자산이 될 수 있다.
The corporate credit route to urban logistics(ICG, 2025.2.5)
Urban Logistics and Rental Growth: Evidence from Building Level Data(CBRE, 2022.5.18)
이러한 맥락에서, 서부/양재 터미널 개발사업은 2026년 이후 물류 시장의 회복속도를 판단하는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물류 시장의 'Trophy Asset'에 해당하는 자산인만큼, 물류 투자, 특히 물류 개발사업에 대한 투자기관의 시각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급과잉 충격에서 서서히 회복되고 있지만, 투자시장의 유동성은 아직 부족한 물류 시장에서, 두 터미널 개발사업에 포함된 대규모 물류시설에 대해 대주단, 투자기관이 어떤 시각을 보일지 향후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