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대출/사모신용(Private credit)는 대체투자의 한 영역으로, NDFI(Non-Financial Institution), 즉 비은행금융기관이 비상장기업에 대출하는 것을 의미한다. 연기금, 보험사, 국부펀드, 개인 등 투자기관의 자금이 '중개기관'을 거쳐 기업에게 전달되는데, 자산운용사가 운용하는 사모대출펀드나 BDC(Business Developmet Company, 기업성장펀드)가 중개기관 역할을 한다. 은행이 개인/기업의 자금을 모아 기업에 대출하는 것이 전통적인 기업금융이라면, 사모대출은 자산운용사가 은행의 역할을 대신하는 상품이라 할 수 있다. 다만, 은행의 역할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은행은기업 대신 자산운용사 중개기구에 자금을 대출함으로써 기업대출에 간접적으로 관여하거나, 직접 사모대출 펀드를 조성해 자산운용사와 경쟁하기도 한다.
美 지역은행 부실 우려로 도마에 오른 NDFI(KB Think, 2025.10.18)
사모신용 시장 급성장에 따른 은행산업 영향(국제금융센터, 2025.3.19)
사모대출에서 돈을빌리는 곳, 즉 차주(borrower)는 대체로 중소기업이다. 미들마켓(middle market)이라 부르는 기업가치 10억 달러 미만의 기업들이 주로 사모대출로 자금을 조달한다. 규모가 큰 기업은 회사채 등 직접금융시장이나 은행이 주선하는 신디케이트 론 시장을 이용하기 때문이다. 사모대출 시장이 커진 것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자본규제 강화로 은행이 위험도가 높은 중소기업 대출을 줄이면서 이를 사모대출이 대체했기 때문이다. 상품 특성 측면에서, 사모대출은 고수익을 노리고 리스크가 큰 자산을 취급한다.
사모대출펀드/BDC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사는 여러 기업대출을 묶어 자산을 구성한다. 대형 자산운용사일수록 대규모 펀드를 조성할 수 있어, 더 많은 기업에 분산 투자할 수 있다. 미국 중소기업 전문투자펀드인 BDC를 보면, 최대 펀드는 Ares Capital은 500개 이상, Blackstone Secured Lending Fund는 200개 이상의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기초 자산의 부실 리스크를 포트폴리오 효과로 보완하고 있는 셈인데, 실제 사모대출 펀드를 다수 운영중인 해외 대형 자산운용사들은 오랜 기간 고배당을 유지하면서도 전체 포트폴리오의 부실률을 낮게 유지해왔다는 점을 마케팅 포인트로 내세우고 있다.
시장이 흔들리는 시기에는 포트폴리오 효과보다는 기초자산의 리스크가 더 부각된다. 2025년 하반기 미국 중고차 할부 금융사인 Tricolor Holdings, 자동차 부품 제조사인 First Brands가 연달아 파산을 신청하면서, 사모대출 시장의 위험이 본격적으로 부각되기 시작했다. '25년말부터는 대형 운용사를 포함한 환매형 사모대출펀드에 자금 환매요청이 급증하면서 펀드 단위의 유동성 우려도 커지고 있다. 사모대출 중 환매가 불가한 폐쇄형으로 운용되는 펀드가 더 많고, 환매 가능한 펀드도 운용사가 환매 제한 등으로 대응할 수 있어 대규모 펀드런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가 많지만, 기초자산인 중소기업의 부실이 늘어나면 유동성 위기 또한 더욱 확대될 수 있어 앞으로 계속 주시가 필요한 상황이다.
월가 사모대출 펀드런 확산…빗장 닫는 운용사들(이데일리, 2026.3.25)
사모대출 우려 달래러 한국 직접 찾은 블랙스톤(아시아경제, 2026.3.30)
사모대출의 불투명성은 우려를 더 키우는 요인이다. 사모대출은 공시 의무가 없고, 운용사들도 자사가 운용하는 사모대출펀드의 운영상황에 대해 자세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 사모 자산의 시장가격(market price)가 형성되지 않아 운용사의 내부 평가에 의존해 기초자산을 평가해야 하는 상황에서, 운용사가 이벤트가 발생하기 전까지는 가격을 조정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보니, 펀드/대출만기가 가까워지면서 부실이 현실화되는 시점까지 투자자들이 적시에 상황을 확인하고 대응하기 어렵다.
금감원장 “깜깜이 해외 사모대출펀드, 불완전 판매 가능성”(경향신문, 2026.3.26)
사모신용 시장의 구조적 취약점과 리스크 점검(나이스신용평가, 2026.3.19)
아직은 사모대출 부실이 금융시스템을 흔드는 상황까지 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기업 부실, 펀드 환매요청 등이 부분적으로 나타나고 있기는 하지만, 미들마켓의 부실률이나 대형 운용사 펀드의 현금흐름은 비교적 안정적이고, 사모대출 부실이 발생하더라도 전통 금융시장으로 전이될 가능성도 과거 위기 대비 낮기 때문이다. 하지만, 팬데믹 이후 해외부동산이 그랬던 것처럼, 시장의 부실을 온전히 확인까지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정보가 제한적이고, 이자지급유예 등으로 부실 시점을 구조적으로 뒤로 미룰 수 있는 사모대출 시장에서는 더욱 그 가능성이 높다.
"사모대출 부실, 금융위기까지는 안 간다" WSJ(파이낸셜뉴스, 2026.3.29)
최근 사모대출 불안과 글로벌 금융위기의 비교(국제금융센터, 2026.3.19)
더 커질 사모신용 시장 불안(KB Think, 2026.3.25)
심사역 관점에서 바라본 사모대출시장 리스크(딜북뉴스, 2026.3.23)
사모대출시장의 부실이 감내 가능한 수준이라 하더라도, 사모대출 상품전략은 일정 부분 변화가 필요해 보인다. 고위험 상품을 운용사의 포트폴리오 효과와 펀드 운영 노하우로 중위험 상품으로 전환한 것에 가깝기 때문이다. 목표 수익률을 더 낮추더라도, 리스크가 낮은 자산, 예를 들어 가격 판단이 가능하고 가격 지지력이 있는 담보기반 대출, 또는 보다 규모가 있는 중견기업/대기업 등의 비중을 높일 필요가 있다.
[사모신용 위기] 국내 분위기는…"신규 투자는 일단 보류"(인포맥스, 2026.3.15)
사모 크레딧: 변화하는 대출 환경 속에서 돋보이는 자산 기반 금융(PIMCO)
Private Credit Under the Microscope – Separating Headlines from Fundamentals(JP Morgan, 2026.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