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나의 꿈은 구멍가게 주인이 되는 것이었다.
내 고향은 강원도 태백. 어릴 적 내가 살던 집에서 삼사십 분 정도 걸어가면 '고래'라 불리던 계곡이 있었다. 그 시절 그곳에서는 빨래를 할 수 있었다. 날씨가 좋은 날이면 친구들이랑 동생들과 함께 빨랫감을 챙겨 들고 그곳으로 향하곤 했다. 집에서 거리가 꽤 있었지만, 재미있었고 즐거웠다.
'고래' 계곡에 가기 위해서는 출렁다리를 건너야 했는데, 다리를 건널 때마다 친구들과 장난을 치며 깔깔대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출렁다리라는 이름처럼 다리를 건널 때마다 다리가 흔들려서 장난치기 좋았다.
빨래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목에는 작은 구멍가게가 하나 있었다. 가끔 주머니에 돈이 있을 때면 그곳에 들러 과자나 아이스크림을 사 먹곤 했다. 하지만 돈이 있어 뭘 사 먹는 건 흔치 않은 일이었다. 돈이 없을 때가 더 많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린 나는 구멍가게 주인이 되는 것이 꿈이었다. 내가 먹고 싶은 것을 마음껏 먹고 싶었기 때문이다.
어릴 적 꿈은 구멍가게 주인이 되는 것이었지만, 지금은 내가 먹고 싶은 것이 있다면 언제든지 사서 먹을 수 있게 됐다.
누군가 내게 지금 꿈이 뭐냐고 묻는다면, 나는 '내 꿈은 우리 딸이 잘 되기를 바라는 것입니다'라고 할 것입니다.
우리 이쁜 딸은 "엄마, 난 그래도 인생 목표가 있으니 걱정하지 마"라고 말하지만, 나는 왜 이렇게 걱정이 많은지 모르겠다.
딸이 잘 될 거라 믿으면서도, 걱정은 쉽게 줄어들지 않는다. 아마 이게 부모의 숙명인가 보다.
마음의 걱정이 줄어들도록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에 좀 더 집중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