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평소 음악 프로그램을 일부러 찾아보지 않는다.
우연히 어디선가 흘러나오는 노랫말이 마음에 들면 유튜브에서 음악을 찾아 듣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유튜브로 음악을 많이 접하고 많이 듣게 된다.
얼마 전 유튜브에서 '미스터 트롯 3'영상을 보게 됐다. 그중 박지후라는 출연자가 무대 선곡으로 조항조님의 '인생아 고마웠다'라는 노래를 불렀는데, 노래 가사가 가슴깊이 스며들었다.
처음 듣는 노래였지만, 이 노래가 나에게 위로를 주었다.
노래를 듣는 순간, 마치 내 인생이 나를 향해 말을 건네는 듯한 느낌이었다. "너, 잘 살아왔다"라고.
나는 트로트 음악을 특별히 좋아하지 않지만, 이렇게 마음을 울리는 노래를 만나면 오래 기억에 남는다.
그 이후로 며칠간 '인생아 고마웠다' 노래를 반복해 들었다. 들을 때마다 마음이 위로받는 느낌이 들어 계속 찾게 되었다. 그냥 스쳐 지나갈 수도 있었던 노래가 내게 힘이 되었다.
사실, 나는 마음의 평안을 찾고 싶을 때면 주로 '지브리 OST' 음악을 듣는다. 이 음악은 복잡한 내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고 편안함을 찾아준다.
음악이 가진 위대한 힘을 생각하다 보니, '김헌의 그리스 로마신화' 속 오르페우스 이야기가 생각났다.
오르페우스는 음악과 시, 예술과 학문을 가호하는 신이다. 특히, 음악적 재능이 뛰어나고 스승 아폴론으로부터 뤼라를 선물 받았다.
오르페우스는 황금 양털을 찾는 아르고호의 모험에 함께 참여해 뤼라를 켜고 노래를 불러 지친 전사들의 몸과 마음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었다.
에우리디케와의 결혼식 날 에우리디케가 세상을 떠나자 오르페우스는 비탄의 노래를 불렸고, 그의 노래에 뉨페와 신들은 위로하며 지하의 저승세계 하데스로 내려 가보라는 조언에 아내를 만나러 내려가기로 결심한다.
하데스로 가기 위해 스튁스강에서 죽음의 뱃사공 카론을 감동시켜 오르페우스를 저승의 문까지 실어다 주었고, 맹견 케르베로스도 오르페우스의 음악에 취해 온순해져 마침내 저승의 신 하데스와 페르세포네 앞에 서서 노래를 부르게 되었다. 그의 노래를 들은 하데스와 페르세포네는 그의 간청을 들어주었고 오르페우스는 소원을 이루게 되었지만 걱정과 의심으로 경고를 끝까지 지키지 못해 비극으로 끝나게 되는 이야기다.
하지만, 오르페우스의 음악은 전사들에게는 활기를 불어넣고, 심지어 저승의 신마저 감동시켰다.
고대 그리스로마인들은 인간의 삶에서 음악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오르페우스의 이야기로 보여준 것이라고 책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음악은 지친 몸과 마음에 활기를 불어넣고 때로는 삶의 어려움을 견딜 힘을 준다.
최근 내가 들었던 '인생아 고마웠다'처럼, 아름다운 음악은 힘든 순간 우리에게 위로를 건네고 삶의 의미를 다시금 깨닫게 해 준다.
세상에 음악이 있어 힘든 순간에도 위로를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이 참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