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TI J 유형

by 하와이 앤

지난주에 나트랑으로 여행을 다녀왔다.


이 여행을 계기로 나는 내가 'MBTI J'유형이구나 싶었다.

사실 MBTI에 대해 깊이 생각해본 적은 없었는데, 이번 여행에서 내가 생각보다 계획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걸 알게됐다.


여행을 가도 계획대로만 진행되지 않아도 큰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고, 이번 여행에서도 계획을 벗어난 활동을 해도 크게 상관없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여행 중 남편과 딸이 계획과 다른 활동을 하고 싶어하는 모습을 보자 마음이 편하지 않음을 느꼈다.


그렇다고 내가 세운 여행 계획이 분단위로 세세하고 꼼꼼한 건 아니었다.

나트랑은 유적지나 관광지가 많지 않고, 대부분 사람들이 숙소에서 쉬거나 맛집과 마사지 위주로 여행을 즐긴다. 우리는 깜란지역에 숙소를 정했기에 대부분 숙소에서 시간을 보내고, 하루 정도 시간을 내어 시내 맛집 투어와 마지막 날 예약한 투어를 하기로 했다.


그런데, 여행 둘째 날 시내 맛집 투어 중 남편과 딸이 계획에 없던 다른 활동을 하고 싶어했다.

나트랑 해변을 걷고 있는데, 남편이 갑자기 "저기 보이는 케이블카, 우리도 타보자."라고 말하자, 갑자기 딸도 "그래 우리도 타보자"라고 말했다.


그순간, 나는 계획에서 벗어나 다른 활동을 하고 싶어하는 남편과 딸이 이해되지 않았고 마음도 불안하고 불편했다. 국내여행도 아닌, 아무리 치안이 좋다고 해도 해외여행에서 계획에 벗어난 활동을 하는것이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나는 너무 어이가 없었다. 남편에게 "내가 여행 계획 세울 때 얘기 하라고 했더니 그때는 얘기안하고, 왜 그러느냐. 갑자기 어떻게 알아보라고. 아 정말!"이라고 했더니, 남편은 "그래도 여기까지 왔으니까 한 번 가보자'라고 말하며 핸드폰에서 검색을 하기 시작했다.


표정 관리가 힘들었지만, 남편은 내 표정을 알아챘는지 "다음에 여기 오면 꼭 케이블카를 타자."라고 하며 이야기를 끝냈다. ('그래 우리 다음 번에 나트랑 가면 케이블카 꼭 타자')


우리는 자유 여행을 선택했지만, 그 안에서도 일정한 계획이 있는 여행이었다.


여행에서 예기치 못한 순간들이 기억에 남기도 하겠지만, 낯선 나라에서 여행 중 예상치 못한 상황이 생겼을 때 나는 불안함을 느꼈다. 이번 여행을 통해 나는 내가 계획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계획대로 일이 진행될 때 안정감을 느낀다는 것을 알게됐다.


"우리 남편과 딸은 MBTI P 유형인 걸까?"

keyword
작가의 이전글라이킷! 라이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