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민혜숙 Apr 11. 2022

영어과외 졸업

과외가 독이 아니라 약이 되는 방법

도대체 사교육은 왜 하는 것일까?


아이가 고등학교 1학년 입학을 하고 학부모와 선생님이 만나는 간담회가 있었다. 비평준화 학교라 성적이 우수한 아이들이 모인 학교여서 내신을 잘 관리 할 수 있을까 걱정이 많은 부모들이 모인 자리였다. 한 어머니가 비평준화 학교를 다니면서 사교육을 꼭 시켜야 하느냐고 질문을 했다. 아마 비평준화 학교만의 특별한 프로그램이 있으니 사교육은 필요 없지 않을까 해서 한 질문인 것 같았다. 선생님은 원론적인 대답을 하셨다.     

 

한마디로 정답이었다. 학교 수업을 따라갈 수 없을 만큼 뒤처져 있다면 사교육을 받아야 하고 혹은 학교 수업이 너무 쉬워서 여유가 있다면 선행학습을 위해 사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대답했다. 학교 수업이 나에게 적정한 수준이고 잘 이해가 된다면 사교육이 필요 없다는 말씀이다. 다시 말해 고등학교에 올라가서 학교 수업의 내용이 잘 이해되고 모의고사 점수가 1~2등급 나오고 혼자서 자기주도적으로 공부할 수 있다면 과외나 학원이니 보내지 않아도 된다.     


나는 전두환 정권하에 중고등학교를 다녀서 학원을 가거나 과외 수업을 받지 않은 세대라 학교 공부가 어려워도 쉬워도 무조건 혼자 해내야 했다. 그래서 추풍낙엽처럼 하락하는 수학 성적을 어찌할 수 없었던 불쌍한 학생이었다. 사교육은 이런 학생에게 꼭 필요하다. 그런데 문제는 사교육의 과잉. 21세기는 부족이 문제가 아니고 과잉이 문제다.      


부모님의 엄청난 경제적 부담과 학생 입장에서는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부담이 있다. <스터디 코드>의 저자 조남호 선생님의 강연을 보면 ‘3의 법칙이라는 것이 있다. 고등학생이 하루에 자기 자습시간 3시간을 할애할 수 없다면 인터넷 강의를 포함한 비대면과 대면 모든 사교육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이 말에 100% 아니 1000% 공감한다. 하루 자습시간과 등급은 상관관계가 크다. 어느 입시 컨설팅 강의에서 강사는 이렇게 정리해 주었다.     


1등급 : 하루 자습시간 3시간 이상

2등급 : 하루 자습시간 2시간

3등급 : 하루 자습시간 1시간

4등급 이하 : 하루 자습시간 0시간 즉 과외 인강 학원의 수업이 공부라고 믿는 학생들     


자기 공부 시간을 갖지 못할 정도의 사교육은 독이다. 쓸데 없는 정도가 아니라 공부를 망치는 지름길이다. 독이 되는 줄도 모르고 매일 독을 마시는 학생들과, 독을 사기 위해 등골이 부러지는 부모님들을 보면 너무 안타깝다. 20대 된 딸아이 시절에는 영어 수학 과외 정도를 받았는데 요즘 중고등학생들은 보통 국 영 수 3과목은 기본이고 과학 한국사 심지어 세계사까지 사교육에 의지한다. 그것도 모자라 대형 인터넷강의 회사의 강의를 모조리 들어보겠다고 프리패스라는 제도를 사용해 연회비를 내고 강의를 듣는다.    

 

부모님들은 다다익선이라고 생각해서 아이가 성적이 떨어지면 바로바로 그 과목의 사교육을 찾아내서 수업을 시킨다. 인강 중독증이 생겨서 전과목 인강을 듣는 일이 생기고, 사교육 선생님이 정리해준 자료를 암기할 줄 알지만 스스로 교과서를 읽고 이해하고 요약정리하는 능력이 없어진다. 결론은 성적의 하락. 머리에 들어온 지식을 정리할 자기만의 공부시간을 확보하고 사교육을 받는 것이 사교육을 결정할 때 첫 번째 요소이다. 자기 공부시간 확보를 하려면 사교육의 시간을 많이 줄여야 하는데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단계별로 정리해 보자.     


1. 초등학생은 호기심의 불을 지피고 학습정서를 망치지 않는 게 최고

초등학교까지는 보통 즐겁게 좋아하는 책을 읽고 교과서에 나오는 내용의 정보를 찾아보고 호기심을 키워나가는 것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문해력과 어휘력을 늘리는 것과 호기심의 불씨를 꺼뜨리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렇게 에너지를 소진하지 않고 생기발랄한 상태에서 중학교 1학년이 되고 입시라는 6년의 레이스를 출발해야한다. 선행학습 하다가 공부가 웬수가 되면 중고등 과정을 헤쳐나갈 수가 없다.  

    

2. 중학교와 고등학교 사이에 큰 강이 흐른다. 다리를 만들자!

아이들에게 매일 하는 얘기 중 하나는 중학교와 고등학교 사이에 큰 강이 흐르고 그 강에 다리를 놓아 잘 건너가게 하는 일이 사교육의 역할이라는 것이다. 내가 다리를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고 나는 다리를 짓도록 가르쳐 주는 사람이고 너희들이 너희 자신의 다리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해 준다.

중학교에서의 학습량이 고등학교에 가면 대 여섯 배로 증가한다. 단순히 내신 영어 시험 범위만 단순 비교해도 그렇다. 그런데 양뿐 아니라 학습의 깊이도 더 깊어져서 더 복잡하고 정교한 사고과정이 필요하다. 세부적인 사항의 비교를 통해 같은 점과 다른 점을 숙지해야 하고 암기해야 할 문장이 눈물 나게 많다. 고등학생이 된 아이들의 영어에 대한 첫 반응은 ‘세상에 이렇게 많은 문장을 외우는 게 영어 공부인가?’이다. 그래서 많이 놀라고 실망한다. 내신 시험 1회 당 교과서와 모의고사에 나오는 지문을 100개는 외워야한다. 21세기 아이들에게 이런 영어 공부를 시키는 나도 참 괴롭다.     


3. 다리 만들기 과정     

이 다리를 건너려면 1년 정도의 선행학습을 목표로 한다. 상위 5% 안 쪽이 학생들은 얼추 2년 정도의 선행학습도 가능하지만 일단 1년을 목표로 한다.  

   

1) 중1 1학기: 초등 영어단어장 완성 + 중등 영문법책 1단계 + 중등 단어장+ 중1 듣기문제집+  독해시리즈 1단계

2) 중1 2학기 : 단어 문법 독해 듣기 모두 중등 2학년 과정 완성

3) 중2 : 같은 방법으로 단어 문법 독해 듣기 중등 3학년 과정 완성

4) 중3 : 고등과정 독해와 문법을 동시에 할 수 있는 교재로 독해 + 수능기초 단어장+ 수능 모의고사 고1수준 독해책 + 고1 3월~11월까지 전국 수능 모의고사 풀기.

5) 영어원서 읽기는 중1~중3까지 계속 가능     


4. 1 1학기 때 사교육 졸업

이렇게 1년 선행학습이 탄탄한 경우 고등학교 1학년 1학기 동안 내신시험 준비를 같이 한다.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2회 시험을 같이 보면서 내신시험 준비 패턴을 익히고 혼자서 시험 준비가 가능하다면 드디어 졸업이다! 졸업하면 더 이상 과외 수업을 받지 말고 혼자서 문제와 씨름하고 오답 정리하면서 공부하면 된다. 1학년 1학기나 2학기까지 공부하고 졸업하는 학생들에게는 시험 때마다 시험 준비에 필요한 자료를 보내준다. 자료를 보내주는 선생님이 없다면 유료로 받아보면 된다. 많은 과외 선생님과 학원에서는 exam4you 라는 사이트를 이용한다. 심지어 학교에서도 이 사이트의 자료를 프린트해서 나눠주기도 한다. 교과서 내용이나 모의고사 문제를 정리한 자료나 연습문제가 없어서 공부를 못 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4. 그럼 수능 공부는?

나는 수능 공부를 위해서는 방학을 이용해서 수업한다. 4주 동안 8회 강의를 통해서 기출문제 풀고 분석하는 과정을 한다. 이것은 고1 겨울 방학과 고2 여름방학 동안 이루어진다. 그리고 나면 혼자서 문제 풀면서 공부할 능력을 갖출 수 있다. 고1 즈음에 사교육 졸업을 하고 방학 동안 수능 문제 푸는 핵심 원리에 대한 강의를 한 두 번 듣고 계속해서 혼자서 공부하는 것이 가장 시간과 돈을 아끼는 효율적인 방법이다.      


5. 평생 입시 영어 사교육 최단 코스 : 16개월

의사 자녀들을 가르치면서 물어보니 의사인 아빠는 감기에 걸려도 약을 주지 않으신다고 한다. 나도 사교육을 되도록 안 하려고 애를 썼다. 딸아이는 수학 과외를 중3 3월에 시작했다. 영어는 그냥 엄마표로 공부했다. 같이 과외 할 친구가 생기면 같이 하기도 했고, 친구가 없으면 그냥 쉬었다. 쉬는 기간에는 영어로 된 책을 천천히 읽는 것으로 만족했다. 사교육을 최소한 줄이고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10년짜리 적금을 부었다. 혹시 대학원이나 유학을 가서 큰돈 드는 고등교육을 위해 저축을 해두었다. 중고등학교 때 사교육비를 절약해서 대학교와 그 이상의 공부를 위해 학비를 준비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가장 단기간으로 영어 사교육을 끝내는 방법은 EBS 강의를 통해 중1 중2 동안 1년 정도 선행학습을 하고 311 과외 선생님을 만나서 자기 페이스에 맞게 속도를 내며 공부하는 것이다. 중3 1학기 동안은 중학과정은 정리하고 2학기부터 고등과정을 준비한다. 11월 중순에 기말고사가 끝내면 다음 해 2월까지 3개월 반 정도 14의 어마어마한 시간이 있다. 그 기간에 고1 과정을 충분히 완성할 수 있다. 선생님과 마음이 맞고 열심히 달리 준비가 된 신선한 마음의 소유자라면 항상 가능하다. 한편 초등학교 때부터 이미 에너지가 소진되어 눈 밑에 다크써클처럼 학습 정서가 땅에 떨어진 학생은 불가능하다. 중3 1년과 고등학교 공부 패텬을 익히는 고등학교 1학년 1학기까지 1년 6개월 최단 코스를 이용하는게 가장 돈과 시간을 아끼는 방법이다.


나는 진심으로 조기 졸업을 환영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5분 지각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