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8월 18일-8월 19일
건내지지 않을 편지를 썼다. 어떤 것도 숨기지 않는 마음. 하지만 그것 역시 현재의 마음이겠지. 과거의 마음도 미래의 마음도 아닌 현재의 감정. 써내려가는 것이 몸에 배이길 바라며 눈을 뜨면 쓴다. 하지만 이제 수신인은 없다. 붙여지지 않을 편지. 8년 만에 돌아오는 슈퍼 블루문이 곧 뜬다고 한다. 오늘 아니면 내일이었던가. 달에게 물어볼까. 어떻게 살아가야 될지. 그러면 답해줄까. 동화같은 일은 내가 느끼는 현실에선 일어나지 않겠지. 내가 동화를 만들 수 밖에 없겠지. 얼마간 시간이 지난후에. 시간은 무엇일까. 하루, 한달, 일년, 십년.
시간안에 일어났던 단 하나의 소중했던 그것은 때론 아무것이 아님이 됨을, 텅빈 무가 되어가는걸 지켜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모든 것을 걸었던 그 시간. 그러나 이 시간은 아무것도 아닌게 아니다. 과연 나는 무엇을 알았나, 최선-사랑-헌신을 다했을까.
이제부터 삶은 애초롭게도 무에 가까운 빛이나 색깔을 띄게 될 것이다. 철저히 투명하게 만들것이다. 앞으로 옆에 누군가를 두는 것은 하지 않는게 맞을까. 그러나 해야될 일이 남아있기를. 심장이 쉬지않고 혈액을 보내는 것처럼. 늘 삶과 죽음은 하나임을 받아들이며 시간의 색깔과 빛이 이제는 변했음을 받아들이는 시간. 그리고 시간.
모든 감각들이 사라져 가서 걷기 시작한다. 걷는 동안 숨쉴 수 있다. 때론 정적인 것은 숨을 막히게 한다. 걷다보니 떠오르는 영화 속 한 장면. 9.11 테러로 사랑하는 가족을 모두 잃은 한 남자. 세상과의 모든 소통을 거부한다. 이 남자를 현실로 돌아오게 하기 위해 꾸준히 다가오는 한여성에게 영화의 말미에서 남자는 절규한다. “모든 거리, 모든 공간, 모든 삶에서 사랑하는 사람이 보여요” 어떻하죠.
이와 비슷한 감각을 겪은 적이 있다. 아니 있다 생각했다. 얼마전까지는. 그 남자를 다시 생각해본다. 세상에 존재하는 어떤 것도 그 사람의 마음을 채울 수는 없을 것이다. 이와 비슷하게 세상에 그 어떤 것도 앞으로 나의 마음을 채울 수는 없을 수 있다. 사실을 겸허히 받아 들이기 위해 걷는다. 걸어가는 동안 보고 있는 모든 것들이 낯설다. 사람들이 번거롭다. 삶이 번거롭다. 걷다 보니 선별적으로 떠오르는 기억. 기억나는 소중한 것들을 기록으로 남길 수 있을까. 지금은 아무 의미가 없어도, 언젠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