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9월 11일
화제가 궁할 때 친구의 비밀을 폭로하지 않는 자는 드물다고 니체는 말했다. 비밀은 원래 누설되기 쉬운 아슬아슬한 자산이며, 한 사람이 아니라(서로 사랑하는) 두 사람이 공유할 때 더욱 매혹적인 시너지 효과를 발휘한다. 하지만 누군가의소중한 비밀은 다른 누군가의 심심풀이 땅콩으로 전락함으로써 그 고귀한 가치를 상실해 버리고 만다. 사람들이 쉽게 수군거리는 비밀이 당사자에게는 치명적인 상처가 될 때도 많다. 영화 <올드 보이>는 타인의 비밀을 무심하게 유통시킨 자의 처절한 말로를 끔찍하게 형상화하지 않았던가.
소설가 이상은, 비밀의 가치는 황금과 기꺼이 맞바꿀 정도로 막강하다고 말하다. 그는 비밀 없는 삶은 재산 없는 삶보다 더 가난하기에 한없이 불쌍한 삶이라고 했다. 우리에게 달콤한 비밀이 존재하는 한 주머니에 푼돈이 없을 망정 천하를 놀려먹을 수 있는 실력을 가진 큰 부자가 될수 있다고, 그는 말했다.
우리는 비밀로 인해 남몰래 풍요로워질 수 있다. 비밀을 간직한 자의 여유롭고 신비로운 표정은 언제 봐도 매혹적이다. 그는 그 비밀이 무엇인지 말하지 않음으로써 누구도 빼앗지 못할 무형의 자산을 거머쥐고 있는 것이다. 비밀은 우리 마음속에 있을 때 보석처럼 빛나지만, 비밀이 마음 바깥으로 탈출한 순가 우리 모두 비밀의 노예가 되어버린다.
-정여울- 소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