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에게#6

by Taehun Roh

당신의 일상을 보고 소식을 듣고 있어요. 전달되지 못한 편지를 상상합니다. 과장이나 꾸밈이 전혀 없는 이야기를 당신은 이야기 했지요. 기록은 살아가는 자취와 이야기의 역사가 되니 계속해서 끊임없이 써 나가면 좋을 것 같아요. 쌓여짐의 가치는 시간이 지날수록 선명해질 것 입니다. 게다가 기록이 쌓이면 시간의 힘에 의하여 희미해져 가는 것들이 다시 기억 속에서 깨어나 선명하게 보여 질 수 있는 효과를 지닐 것입니다. 조금 틀리지만 사진의 원래 의미도 이런것이 아니였을까요?

당신의 일상의 조각들을 편지를 통해 듣고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젠 이런 행복했던 삶이 저에겐 이제 아득한 꿈처럼 느껴집니다.


현실 속에서 행복한 날들이 깨질 조바심과 걱정을 도사린 어린 적이 있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용기를 내어 봅니다. 그 걱정과 근심의 세계를 얼음 녹이듯 녹여 봅니다. 차갑고 딱딱한 세계를 부드럽고 아름답게 만들어갈 용기를 가져 봅니다. 그리고 당신이 전달해 주었던 따뜻한 세계에 심장을 위치 시켜 봅니다. 그 온기에는 사랑하는 사람과의 약속, 미래에 하고 싶은 일에 대한 꿈의 목록, 아름답고 벅차게 삶을 만들어나가겠다는 의지가 들어 있었습니다. 사랑을 계속 지켜 내겠다는 결연한 마음같은 것도 그곳에 있었습니다.


지금은 지나간 시절이 되었지만 그런 마음이 있다는 것을 생각해 냅니다. 복잡한 것을 단순하게 생각해 봅니다. 삶에서 원했던 것들의 세계를 잠시 떠올려 봅니다. 삶의 의미와 행복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마음을 가다듬고 변화에 대해 조용히 침전해 봅니다. 실천하는 지식과 반듯한 체력에 대한 계획을 세워 봅니다. 사람에게서 베어 나오는 선의와 단아함을 떠올립니다. 앞서거나 뒷서거나 하는 무의미함을 버려 봅니다. 비교와 소유의 세계의 나선에서 한발 한발 내려와 봅니다.


당신과 함께 하며 좋아하는 세계를 조금씩 넓힐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늘 꿈에 대해 얘기하곤 했죠.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들, 정말 좋아하는 것을 둘이서 이야기 나눴습니다. 그런 삶으로 천천히라도 늘 한발한발 내딪기 위해 체력을 키워나가기도 했습니다. 앞으로 한발을 내딪고, 뒤로 반발 물러서도, 당신과의 연결됨을 느끼며 힘들고 억울한 일이 많아도 생겨도 매순간 다시 시도할 용기를 가졌었습니다. 이 용기에는 사랑하는 마음과 따뜻한 빛이 실드처럼 겹겹히 둘러져 있습니다. 어떤것도 이를 해하거나 뚫고 들어올 수 없었다 생각했었습니다.


당신의 사랑이 집중할 수 있게 해주었고 나아가는 힘을 주었었죠. 이에 한계란 없음을 느꼈습니다. 쉬운길이나 빨리가는 길 혹은 타인들이 가는 길을 의식하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늘 어떤것이 소중한지 생각하도록 해 주었어요. 조금 길을 돌아간다 하더라도 어려운 길을 가보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가졌습니다. 그럼에도 습관이라는 이겨내기 힘든 관성이 있다는 사실도 알고 있습니다. 이미 수년 혹은 수십년 동안 베어있는 생각의 방향과 몸의 방향, 의식의 방향, 행동의 방향을 한꺼번에 움직이는 것은 산이나 건물을 움직이는 것과 같은 어려움을 동반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요.


하지만 가능성, 무언가를 시도하고, 실패하고, 다시 시도하고 넘어지고, 때론 고통스러울정도로 힘들지만, 무엇인 두 손으로 만들어 나가는 감각은 외부에 없습니다. 우리 내부에 타오르는 불꽃 만이 그 가능성의 세계를 현실의 세계로 바꿀 수 있습니다. 그러기에 언젠가 부터 얘기했던 손으로 하는 감각, 만들어내는 감각, 쓰는 감각, 몸으로 움직이는 감각, 생각과 행동을 가다듬는 감각을 함께 트레이닝 해가자고 했습니다.


어둠, 미움, 불신과 오해의 감각을 정화시켜 왔었습니다. 세상의 행보에 연연해 하지 않고 지금 이순간 할 수 있는 것들을 외롭지 않게 해나갈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각자의 시간입니다. 삶이란 어떻게 될지 모르는 우연의 산물입니다. 우연은 신의 손길과 같아서 때론 괴롭게도 슬프게도 힘들게도 그리고 기쁘게도 합니다. 제게는 당신이라는 꿈이 있었습니다. 험난한 세상에서 둘만의 우주를 만들어 나가는 것 이었죠. 그 우주에는 반짝이는 별과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바다와 무엇이 튀어나올지 모르는 숲속 깊은 곳, 그리고 도시와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신의 우연은 우리의 우주를 침범하고 때론 당신이나 저를 어딘가로 데려가 버렸습니다. 잔인하게 가차없이 데려가 우리의 정처를 사라지게 만들었습니다. 망연자실 자리에 철퍼덕 주저 앉았던 적도 있었습니다.


그대는 그러지 않기를 빕니다. 살아있는 모든 것은 언젠가 사라지기 마련입니다. 생명이란 우주의 시간에서 보면 덧없고 가치없는 하지만 아름다운 노래 선율과 같은 것 입니다. 살아있는 것은 행복한 짧은 한편의 춤과 같은 것 입니다. 그 춤을 한때 우리 둘이서 마주보고 두 손을 잡고 한발 한발 디딪었다는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따뜻한 메모리는 우리를 어디론가 인도해 주지 않을까요?


삶이 지속되는 그 마지막 순간까지 당신만의 빛을 찾기를 바래요. 어둠을 평온하게 만들고 따뜻한 태양과 온화한 달빛 아래 시간속에서 춤을 추기를. 시스템이나 이기적인 사회에 굴하지 말고 당신만의 선명한 선과 삶을 지금처럼 만들어 나가길 빕니다. 언제까지나 당신은 굳세고 평화롭게 온화하게 살아갈 것입니다.


우리는 기록과 앎에 대한 노력이 조금씩 어딘가로 연결 된다고 이야기 나눴습니다. 그 세계의 퍼즐이 얽혀 때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게 만듭니다. 퍼즐이 맞춰지지 않고 무너지기도 합니다. 그것을 하는 의미를 의심의 눈초리를 가지게 만듭니다. 하지만 저는 분명히 느끼고 있는것이 있어요. 변화는 이미 시작되었고 사랑은… 소중한 것은… 먼저 도착해 있었습니다. 그렇지 않았던 가요?


어딘지 모르는 목적지를 향해 두려워 말고 나아가세요. 힘들때는 잠깐 쉬어도 됩니다. 화가날때는 화를 내면 됩니다. 슬플때는 잠시 음악을 듣고 좋아하는 것들을 하고, 때론 눈물로 정화하면 되지 않을까요?


사랑하는 그대여, 당신은 너무 오랫동안 힘든 길을 걸어왔습니다. 앞으로의 길도 어려운 길입니다. 몬스터가 출몰하고 길은 끊어지고, 천둥이 치고, 먹구름이 흘러 다닐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당신도 저도 서서히 일어나 여정의 길에 올라 보아요. 발걸음을 한걸음 앞으로 디딪는 것. 앞으로 어떤일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더이상 두렵지 않습니다. 생각이 생각을 잠식하게 두지 않고 시간안에 못다한 꿈을 채워 보겠습니다.


늘 함께하고 싶었습니다. 사랑했던 마음과 심장을 두손으로 드립니다.

당신은 빛을 향해 살아 가길 바랍니다.

꿈의 세계에 있는 당신의 존재를 심장의 제일 안쪽에 담고 살아가 보겠습니다.

오늘도 행복하기를. 미소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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