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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들린느 드링

오보에 작품집

by 핫불도그

영국의 예술

서양 예술사에서 영국은 여타 유럽 국가들에 비해 주목을 덜받은 나라입니다. 특히 회화에 있어서는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 스페인, 벨기에, 네덜란드, 노르웨이, 덴마크 등에서 배출된 학파와 화가들에 비하여 덜 거론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국의 자존심이라고 할 수 있는 인물들이 있는데 20파운드 화폐 모델인 윌리엄 터너와 존 컨스터블이 대표적입니다. 클래식의 경우도 이와 비슷하여 16세기 토마스 탈리스와 윌리엄 버드, 17세기 헨리 퍼셀, 19세기 에드워드 엘가, 랠프 보건 윌리엄스, 그리고 구스타브 홀스트를 거쳐 20세기 중반의 벤자민 브리튼으로 명맥이 이어졌습니다. 물론 우리에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작곡가는 영국인의 사랑을 받으며 활동한 독일 출신 게오르크 프리드리히 헨델이 있습니다. 대중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벤자민 브리튼(1913~1976)과 동시대에 활동한 뛰어난 여성 작곡가가 마들린느 드링입니다. 드링은 '자유 소작인' 혹은 '전사'라는 의미를 가진 영국의 성입니다.


Madeleine Dring(1923~1977)

L: 드링, R: 드링의 전기 표지

사진 속 드링의 모습이 어떻게 느껴집니까? 그는 클래식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이며 가수 및 배우로도 활동하였습니다. 생애는 아래와 같습니다.

1923: 9월 7일 런던 해링게이에서 출생

1933: 영국 왕립 음악대 주니어 및 시니어 학과 장학생으로 입학, 바이올린과 피아노 연주

1937: 작곡 시작, 바이올린을 그만 두고 피아노에 집중

1947: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수석 오보이스트인 로저 로드와 결혼

1948: 첫 작품집 출판

1950: 아들 제레미 출생

1977: 뇌동맥류 출혈로 사망, 런던 램베스 공동묘지에 안장

드링은 1947년 한 살 연하인 오보이스트 로저 로드(1924~2014)와 결혼하였는데 로드는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수석 연주자로 30년 동안 활동합니다. 이들은 결혼 후 3년 뒤 아들 제레미 로드(1950~2014)를 낳았고 로드 부자는 2014년 같은 해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드링은 1977년 53세로 짧은 생을 마감합니다.


작품

서양 목관악기인 오보에 작품. 클래식에서 찾아볼 수는 있으나 피아노, 바이올린 등에 비하여 수가 제한됩니다. 독자들은 어쩌면 영화 <미션>에 흐르던 엔리오 모리코네의 곡 '가브리엘의 오보에'를 먼저 떠올릴 수도 있을 겁니다. 오보에의 아름다운 선율을 만끽할 수 있는 이 곡은 사라 브라이트만이 가사를 붙여 '넬라 판타지아(환상 속으로)'로 커버하여 더욱 유명해졌습니다. 작곡가로서 드링은 많은 오보에 작품을 남겼습니다. 오보이스트인 배우자를 염두에 둔 것입니다. 드링의 작품은 도드라진 특징이 있는데 대규모 편성의 작품은 없으며 주로 챔버 앙상블 중심입니다. 재즈에 견준다면 콤보 중 듀오, 트리오 등에 집중됩니다. 오보에라는 목관악기의 음색은 아기자기한 소규모 앙상블을 통해 감상자를 편하게 만듭니다. 이것이 드링 작품의 전형입니다. 그에게 영향을 준 작곡가로는 클래식계의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와 프랑시스 풀랑크 그리고 재즈 및 미국 음악계의 조지 거신과 콜 포터를 들 수 있습니다. 아래에 드링의 오보에 작품을 충실히 해석한 앨범이 있습니다.


드링의 오보에 작품 전집

영국 클래식 레이블 챈도스에서 5월에 릴리즈한 앨범입니다. 녹음은 2024년 6월 영국 서퍽 주 던위치에 있는 포튼 홀 스튜디오에서 진행되었습니다. 현존 영국을 대표하는 오보이스트 니콜라스 다니엘이 참여하였고 피아노에 안토니오 오야르사발, 플루트는 애덤 워커, 바순에 에이미 하먼입니다. 총 열여덟 곡으로 연주는 완벽합니다. 드링의 작품은 여전히 과소평가되어 있습니다.

핫불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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