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하셨던 아버님께서 뇌경색으로 쓰러지셔 왼편 마비가 와서 재활을 하지 않으면 다시 거동이 불가능할지도 모른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들었다.
그리고 6개월이 재활의 골든 타임이라는 소식과 함께 아버님께서는 우울증 약을 복용하시며 입원해 계셨다.
(갑자기 수족을 사용하지 못하는 뇌경색 환자들에게 종종 우울증이라는 마음의 병도 함께 온다고 한다.)
멀리사는 우리는 아버님이 다시 걷지 못하실까 봐 매일 영상통화를 하고 아이들의 재롱을 보여드리며 재활의 의지를 가질 수 있으시도록 늘 응원의 문자와 연락을 드렸다.
움직이지 않는 팔과 다리를 억지로 움직이는 연습을 해야 하는 일이 얼마나 고단하고 힘든 일인지 그땐 잘 알지 못했다.
자식들에겐 오직,
재활의 골든 타임은 6개월!
이 사실만이 머릿속에 콕 박혀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버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다.
"알지... 나도 안다. 열심히 해야 하는 거 잘 안다.
그런데 너희들 학교 다닐 때 공부 무조건 열심히 하면 1등 하는 거 좋은 대학 가는 거 알지 않냐?
그런데 그게 되더나?
그렇게 살아지더나?"
...
삼 남매를 포함한 며느리인 나까지도 입을 꾹 닫고...
아무 말씀도 드릴수가 없었다.
다 알지만 할 수 없는 일도 있다.
다 알아도 하기 힘든 일도 있다.
하지만 아버님께서는 우리의 조급함도 사랑과 걱정으로 버무려진 마음이란 것을 이미 알고 계셨다.
매일매일 너무 힘드시지만,
하루 두 시간씩 열심히 재활을 하고 계신다.
당신은 당신의 방식대로
우리는 우리의 방식대로 응원을 보낸다.
지금 알고 있는걸
그때 알았더라면 물론 좋았겠지만,
지금이라도 알게 된 것에 감사한다.
아! 물론 지금 알았더라도
별반 다를 것 없는 내 인생이 똑같이 흘러갈지라도... 말이다.
청년:... 아! 아까워 죽겠어요. 10년 아니 5년만이라도 더 빨리 알았어야 했는데, 만약 5년 전, 아니 취직하기 전에 제가 아들러의 사상을 알았다면.... 철학자: 아니, 그건 아니지 자네가 10년 전에 알았더라면 하고 생각하는 것은 '지금의 자네'가 아들러의 사상에 감명을 받았기 때문이야. 10년 전의 자네가 어떻게 느꼈을지는 누구도 모른다네, 자네는 이 이야기를 지금 들을 운명이었던 거야. -미움받을 용기. 기시미 이치로. 고가 후미타케 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