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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중담 Mar 22. 2024

선생님, 글 안 올리셨네요?

제주 기업 코칭(2)

⨳ 이번 이야기는 제주 기업 코칭 두 번째 이야기입니다.

전편은 여기를 참고해 주세요~

비행기에서 내비게이션을? (brunch.co.kr)


< 두 번째 이야기 >


제주 공항에 도착하기는 했는데 시간이 좀 애매합니다.

숙소 체크인 시간이 오후 4시인데, 한 시간 반 가량이 남은 겁니다.

밖에는 비가 내리고 있고, 어떻게 할까 의견을 나누다가, 바닷가 근처에 있는 전망 좋은 까페에서 시간을 보낸 후, 숙소에 들러 짐을 내리던가, 아니면 바로 저녁을 먹으러 가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습니다.

짐을 챙겨 택시를 타고 가까운 까페로 향했습니다.


까페의 분위기는 좋아 보였습니다.

제주의 옛 풍경을 사진으로 담아놓은 작품집도 있었고, 벽마다 큼지막한 액자에 제주의 옛 모습을 담은 사진들을 걸어놓아 볼거리도 많았습니다.

그러나 그러거나 말거나, 마스터 코치이신 교수님은 들어오자마자 노트북을 꺼내 놓으시고, 번역 작업에 몰두하십니다.

저와 다른 일행 한분은 뭘 했을까요?

우리도 노트북을 꺼내놓았습니다.

그리고 지도를 켜놓고 주변에 있는 맛집을 검색하기 시작했습니다.

저녁에 뭐를 먹을까, 회를 먹을까, 생선구이를 먹을까, 고기를 먹을까, 어떤 가게의 메뉴는 어떻고, 가격은 어떻고, 가격과 메뉴를 비교하면서 한 시간을 넘게 보냈습니다.


제주 엣 포구 / 출처 : 네이버 이미지

교수님이 한심하다는 듯이 두 남자를 쳐다보시면서 한 말씀하십니다.

"으이구, 책을 보던지, 글을 쓰시던지 좀 하시지?"

왜냐하면 우리 둘도 독서 멤버이고, 나름 브런치 작가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먹는 것도 중요한 일이 아니냐며 하던 짓을 멈추지 않습니다.

변명 같지만, 저도 책을 읽고 싶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누군가는 먹을 것을 위해 시간과 정성을 들이고, 되도록 맛있는 집으로, 되도록 가격 대비 상차림이 좋은 곳으로 안내해야 하지 않을까요?

우리는 그런 헌신하는 마음과 숭고한 희생정신을 가지고 지도를 검색했던 것이지, 결코 책이 읽기 싫다거나, 글을 쓰고 싶지 않기 때문에 그런 것은 아니었다고 이 자리를 빌려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흠흠.. 어쨌든.


시간이 지나고 우리는 저녁 식사를 위해 미리 검색해 놓은 식당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코칭을 의뢰하신 대표님과 함께 식사를 마치고, 저는 대표님을 댁까지 모셔다 드리기로 하고, 두 분을 먼저 숙소로 태워 드렸습니다.

대표님을 모셔다 드리고 숙소에 들어오니 무척이나 피곤한 겁니다.

연재하던 글은 마무리되었고 새로 연재를 시작해야 하는데, 무척이나 피곤하고 집중은 안되고, 노트북은 일행분께 빌렸지만 익숙지 않아 작업은 더디고...


'에라, 모르겠다. 조금만 누웠다 일어나자.'

그러나 잠깐 눕는다고 피곤이 가시는 것도 아니고, 마음에 거리낌이 있으니 잠자리도 편치 않아 곧 일어나 다시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연재할 거리는 미리 준비됐는데 생각처럼 글은 써지지 않고, 시간은 새벽으로 향하고, 내일은 새벽 일찍 독서모임이 있고, 오전에는 일정이 있으니 일찍 나가야 하고, 결국 다음에 연재를 시작하기로 하고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다음날 교수님이 물으십니다.

"선생님, 오늘 글 안 올리셨네요?"

'덜컥', 역시나.

언제나 불길한 예감은 틀리는 법이 없는지.

할 수 없습니다.

교수님께 예쁜 짓 많이 하는 수밖에.


이렇게 제주의 둘째 날이 시작됐습니다.


(다음 편으로 이어집니다~^^)



⁕ 월, 목 - <문장의 힘!>

⁕ 화, 금 - <삶, 사유, 사람의 이야기를 담습니다>

⁕ 수, 일 - <딴짓도 좀 해보지?>


화요일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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