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기업 코칭(3)
어제 밤늦게까지 글을 쓴다고 용을 썼더니, 새벽에 일어나기가 버거웠다.
다른 두 분은 벌써 일어나서 독서 모임을 준비하고 있는데, 여섯 시가 다 되어서야 깬 나는 부랴부랴 세수하고 '줌' 앞에 앉았다.
오늘도 변함없이 노트북 하나에 남자 둘이 나란히 앉아 독서모임에 참여하였는데, 읽어놓은 게 없으니 나누지도 못하고 멀뚱멀뚱 바라보고 듣기만 하였다.
'어제 까페에서 교수님이 책 읽으라고 할 때 책 읽을 걸.'
제주에 내려올 때면 늘 마음이 설레고 즐겁다.
우리는 회사의 직원들과 코치를 매칭시켜 개별적으로 코칭을 진행하고 있는데, 줌으로 만날 때와는 또 다른 즐거움이 있다.
처음 회사를 방문했을 때의 기억이 떠오른다.
밖에 비가 오고 있어 빨리 비를 피하려고 출입문을 벌컥 열었는데, 출입문과 사무실이 바로 연결되어 있었다는 것을 문을 열고나서야 알았다.
직원들은 벌컥 열리는 문소리에 놀랐는지 일제히 출입문쪽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런데 나는 당황스럽고 죄송한 마음보다는 반가움이 앞서 오히려 더 크게 인사를 했다.
그때 직원분들이 밝게 웃음 지으면서 인사해 주시고 반갑게 맞아주셨던 기억이 떠오른다.
그런데 회사의 분위기가 처음부터 그렇지는 않았다.
기업코칭을 위해 마스터 코치이신 교수님이 처음 방문했을 때, 모두가 서로 짠 듯 미팅 시간을 2분 앞두고 일제히 들어와 앉았고, 얼굴에도 불만과 짜증이 가득했다고 한다.
고개를 푹 수그리고 있거나, 불만이 가득한 목소리로 퉁퉁거리거나,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 등, 모두 기업 코칭에 대한 불평이 가득했다고.
그러던 그들이 단 한 번의 팀 코칭으로 태도가 완전히 바뀌어, 표정이 밝아지고, 경청하고, 적극적인 질문과 답변으로 참여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하니 궁금하지 않을 수가 있나.
오늘도 직원분들의 표정과 분위기는 밝고 에너지가 넘친다.
교수님의 코칭과 코치 한 분의 강의가 훌륭하게 마무리되었고, 맛있는 도시락을 먹을 시간이 되었다.
그래도 제일 즐거운 시간은 역시 점심시간이다.
이번에는 초밥 도시락.
점심을 먹고 코치와 직원을 묶어 몇 개의 팀으로 나눈 후, 서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이번에는 내가 코칭하고 있는 직원 한분과 다른 직원 두 분, 이렇게 넷이서 함께 대화를 나누었는데, 문득 그런 마음이 들었다.
'참 좋은 분들이다. 이런 분들의 발전과 성장을 위해서 진심을 다하고,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시간과 정성을 쏟는다는 것이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
나는 그들 모두가 잘 되기를, 자신의 재능을 발견하고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여 자신만의 인생을 성공적으로 살기를 진심으로 바랐다.
그렇게 즐거운 만남을 갖고 사무실로 다시 돌아왔는데, 대표님께서 '마이구미' 한 봉지를 챙겨주신다.
"코치님, 마이구미를 굉장히 좋아하시더라구요."
말하기 민망하지만, 코칭과 강의가 진행되는 동안 거의 4 봉지를 혼자서 다 까먹었다.
덕분에 손에서 포도냄새가 가시질 않는다.
그것을 놓치지 않고 보셨는지 대표님이 마지막 남은 한 봉지까지 챙겨주신 것이다.
둘째 날 팀 코칭과 강의, 직원분들과의 만남은 그렇게 즐겁게 마무리되었다.
벌써 이틀이 지났다.
제주의 하루는 왜 이렇게 빨리 지나가는지.
< 다음 회에 네 번째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