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같이 이런 창밖이 좋아
비는 그저 기대하기 위한 핑계일 뿐
프롤로그
창 밖엔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 누군가는 햇빛 한 줄기 없는 우중창한 하늘에 평소 같지 않은 울적함을 느낄지도 모르고 또 누군가는 창을 두드리는 빗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편안한 감상에 젖는 사람도 있을 테죠. 비가 오니까 어디론가 가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집 안에서 비를 즐기는 사람도 있을 거예요.
어쨌든 비는 우리를 좀 더 감상적으로 만드는 능력이 있는 건 틀림없어 보이네요. 잊었다가도 비가 오는 날이면 불현듯 누군가가 떠오르는 걸 보면 말이죠. 그래서 오늘은 이 노래예요.
신승훈 - 오늘 같이 이런 창밖이 좋아
오늘 같이 이런 창밖이 좋아
'오늘 같이 이런 창밖이 좋아'는 세상에 신승훈이라는 이름을 강렬하게 각인시키는 데 충분했던 1990년 발매된 신승훈 님의 데뷔 앨범 <미소속에 비친 그대>의 3번 트랙의 곡인데요. 개인적인 생각으로 타이틀 곡인 '미소속에 비친 그대'가 워낙 큰 인기를 끌었던 터라 앨범의 다른 수록곡들이 살짝 저평가되어 있다고 생각하는 편인데요.
이 노래는 그중에서도 저의 감성을 가장 깊게 자극했던 노래라고 할 수 있어요. 비가 오는 날 창 밖을 바라보며 사랑하는 누군가 (그대)를 생각하는 마음을 굉장히 솔직하고 투명하게 담아낸 가삿말이 정말 순수하면서도 애절하게 느껴지거든요.
비는 그저 기대하기 위한 핑계일 뿐
"우산도 없이 뛰어올 거야 그대 젖은 얼굴 닦아줘야지 아니야 그대는 안 올지도 몰라 눈물이 나올 것 같아"
우리가 때로 누군가를 간절히 기다리거나 바랄 땐 수만 가지 상황을 상상하고 그 사람의 감정을 수없이 예상하며 기대했다가 거두는 과정을 반복하곤 하죠. 마치 비가 쏟아져도 날 위해 우산도 없이 뛰어올 그대와 내리는 비를 이기지 못하고 결국 오지 않을 그대를 상상하며 감정의 변화를 반복하는 저 가삿말처럼 말이죠.
그렇지만 그런 과정 속에서도 우린 그 누군가를 떠올리고 기대하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설레곤 하죠. 기대라는 것에는 큰 힘이 있으니까요. 기대하는 것만으로도 우린 바람이 이루어졌을 때 우리의 모습을 상상해보기도 하며 어린아이처럼 들뜨고 행복해지잖아요. 만약 그대가 오지 않는다면 슬프기는 하겠지만요.
누군가의 마음, 존재 등을 애타게 기다릴 때 우린 따뜻한 햇살 안에서나 서늘한 달빛 안에서나 언제나 각자의 그대를 떠올리며 기대하게 되죠. 하지만 비라는 특별한 상황이 발생하면 어쩌면 우리는 평소와는 특별한 기대를 할 수 있을 수도 있어요.
"햇살이 좋아서 올 거야" "달빛이 예뻐서 올 거야"가 아닌 "비가 와서 올 거야"라는 새로운 기대 말이죠. 비는 그대의 마음을 한번 더 새롭게 기대할 수 있게 합니다. 그래서 우린 오늘 같이 이런 창밖을 좋아할 수밖에 없는 것 같네요. 그대가 오든 안 오든 그대를 기대하며 행복할 수 있는 시간은 언제나 소중하니까요. 우리 비 핑계대고 한번 더 그대가 찾아오길 기대해봐요!
지금 여러분에겐 언제나 맘속에 떠오르고 기다려지는 존재가 있으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