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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 08. 2024
주어지는 대로 살기
몇 년 전부터 조금은 다른 경험을 합니다. 분양을 받기 위해 동분서주 돌아다니고 분양신청을 했지만 번번이 떨어졌습니다. 그렇게 한참이 지나고 좋은 아파트가 분양한다길래 지인들에게 알려 줬습니다. 문득 ‘나도 넣어 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당첨될 확률은 거의 없었습니다. 기대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냥 무심히 툭 넣었던 것이 전부입니다. 며칠이 지나고 당첨 문자를 받았습니다. 전혀 기대를 하지 않았던 터라 크게 기쁘거나 하지도 않았던 기억이 납니다.
주식을 사는 것에 재미를 붙이고 있었습니다. 사다 보니 액수가 어느 정도 됐습니다. 당시에는 모두가 바라보는 주식이었습니다. 앞으로도 전망이 좋다는 것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동의하고 있었습니다. 상황이 바뀌고 주가는 하향세로 치달았습니다.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그렇게 1년여 세월이 지났습니다. 1년여 동안 주식과 관련된 유명한 책은 거의 다 사서 읽고 또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1년의 시간을 그렇게 치열하게 보내고 나니 마음에 여유가 생겼습니다. 주식이 오른 것도 아닙니다. 마음속에는 주식시장에 역행했던 내 모습이 선명하게 보였습니다. 그 일이 있고서는 투자를 보는 눈, 주식을 보는 눈이 달라졌습니다. 욕심이 줄었습니다. 단번에 이루려는 마음도 사라졌습니다. ‘이익을 보려는 마음은 손해를 보게 만드는 길’이라는 것을 조금씩 알게 됐습니다. 마음이 편해지고 난 연후에야 주식이 덜 무서워졌습니다. 무리하지 않으니 무리한 결과도 없었습니다.
생각에 없던 모임이 만들어지고 그곳에 참여하게 됐습니다. 나와 맞지 않은 사람이 있어 모임에 참여를 고민했습니다. 이럴 때 머릿속에서는 늘 같은 일이 벌어집니다. ‘가지 마! 불편한 자리에 굳이 참석하지 않아도 돼!’ 싫은 사람이 있을 때는 늘 이런 메시지를 마음에 보냅니다. 그럼에도 그런 자리가 있으면 몸은 그곳을 향합니다. 모임이 생기는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으리라는 생각입니다. 불편하다고 생각하기에 불편한 거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면 불편한 마음은 아무렇지도 않게 사라지는 경험을 많이 했습니다. 사람 간의 문제는 마음입니다. 마음의 초점을 그곳에 맞추지 않으면 보이지 않게 됩니다. 보이지 않으면 없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맞지 않는 사람이 있는 모임에 참석한다는 것, 그것은 주어지는 대로 살고자 하는 마음의 선택지입니다.
계획한 대로 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결과가 기대와 다르게 나타난다고 해도 크게 문제 되는 일은 없습니다. 그럼에도 되지 않을 것에 대한 걱정과 두려움으로 오늘을 제대로 살아내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루어지지 않은 것에 대해 추론하는 것이 언제나 정답은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사람의 일은 정확한 시기에 답을 내놓지 않습니다. 때로는 아주 긴 시간에 때로는 단번에 이루어집니다. 단번에 이루어지는 것이 오랜 기간 이루어지는 것보다 꼭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조건이 있어 보입니다. 주어지는 대로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무심한 마음으로 임하는 것입니다. 어떤 일도 나에게 피해를 주려는 의도를 가지지 않는다는 것을 마음에 두어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