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남의 교차로

걱정과 두려움을 떨치는 것은 어렵습니다. 걱정과 두려움은 앞으로의 일이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갈지 모른다는 생각에 기인합니다. 나로 인한 것일 수도 타인에 의한 결과일 수도 있습니다. 경험을 통해 알게 된 것은 나와 타인의 행동으로 인한 결과와 걱정(두려움)이 일치하는 경우는 드물다는 것입니다. 알고 있지만 걱정과 두려움은 언제나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옵니다.

걱정과 두려움을 줄이는 방법을 많이 생각해 보고 있습니다. 걱정과 두려움은 자신의 생각과 다른 일이 벌어지는 것을 대상으로 합니다. 자신의 관점이 맞지 않다고 평가받을 때, 자신의 가치가 훼손됐다고 생각될 때 감정이 상하고, 그 상태에서 행동하면 걱정과 두려움이 시작됩니다.

사람은 자신의 가치가 다른 사람보다 높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사람의 관점보다 나의 관점이 더 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나의 노력과 경험은 잘 알고 있지만 남의 노력과 경험은 볼 수 없기에 그러합니다. 보이는 것에 가점을 더 주는 것이야 당연합니다. 이런 이유로 자신의 관점과 자신의 가치를 다른 사람 우위에 올려놓습니다. 다른 사람과 의견 충돌이 있는 경우 다른 사람의 관점을 무시하고 자신의 관점을 내세우는 이유입니다. 상대는 자신의 관점을 부정하는 사람에게 적대감을 가집니다. 적대감이 행동이 되고 적대적인 행동과 행동이 부딪히면 감정은 소용돌이칩니다. 감정이 솟구치면 다시 제자리를 찾는데 많은 시간이 필요합니다.

자신의 관점에는 관성의 힘이 작용합니다. 자신의 관점이 옳다는 관성의 힘입니다. 자신의 관점이 옳다는 것은 타인의 관점이 틀리다는 것을 전제합니다. 관점이 강하다는 것은 자기 노력과 경험의 확신이겠지만 그렇다고 타인의 관점을 평가하는 면허증일 수는 없습니다. 자신의 관점은 자신의 등대이지 남의 일을 바로잡으려는 지시등이 아닙니다. 우리는 나의 방향등으로 남의 방향을 제시해 주려는 행동을 하곤 합니다. 다른 사람도 자신의 방향으로 접어들 때까지 많은 노력과 경험이 있었다는 것을 잊지 않아야 합니다.

자신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는 것, 자아존중감, 자기 효능감이 높다는 것은 바람직한 일입니다. 자신을 넘어서지 않을 때까지는 유효합니다. 자신의 가치를 인정하고 높게 보는 것에서 강한 추진력을 얻을 수 있습니다. 여기까지 여야 하는데 이 선을 넘는 경우가 있습니다. 자신의 가치와 남의 가치를 비교하는 순간부터 나의 가치에 대한 신뢰가 남의 가치를 깎아내립니다. 자신의 가치에 대한 과욕은 남의 가치를 깎아내리는 길로 들어서게 합니다. 모든 사람의 가치는 부딪히지 않고도 지켜나갈 수 있습니다.

나의 가치가 남의 가치보다 높다는 생각은 다른 사람과 감정적인 대립에 놓이게 합니다. 승리자가 되려는 행동은 패한 자를 만듭니다. 승리자는 기쁘겠지만 패한 자는 분노합니다. 마음에 찬 분노는 밖으로 분출되고 그로 인해 누군가는 피해를 봅니다. 그 누군가에 승리자가 속할 확률이 높습니다. 지금이 아니라면 다음에라도 말입니다. 남의 분노로 내가 얻을 수 있는 긍정적인 결과는 없습니다. 순간의 승리를 위해 부정의 씨앗을 심는 일은 없어야겠습니다.

자신의 가치를 인정한다는 것이 남의 가치도 인정한다는 것을 전제한다면 두 상황은 맞서지 않습니다. 자신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방법을 타인의 가치를 내리는 것에서 찾지 않아야 함을 잊지 않아야겠습니다.

자신에 대한 인정과 존중은 긍정적인 길입니다. 혼자의 길을 갈 때라면 더할 나위 없습니다. 사람은 혼자의 길만을 갈 수 없습니다. 다른 사람의 길과 교차하게 됩니다. 내가 먼저 가려고 다른 사람을 막아서면 분쟁이 생깁니다. 빨리 가려고는 했지만 나도 남도 가지 못하고 멈춰 서게 한 것은 의도하지 않은 것입니다. 의도하지 않은 결과가 생기지 않도록 남의 길과 교차할 때 흐름을 방해하지 않는 것 이것이 나의 흐름을 방해하지 않는 길입니다.

내 길과 남의 길의 교차로가 정체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