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의 치료법

by 긴기다림

고양이를 한 마리 키우고 있습니다. 위험한 상황에서 구조된 고양이를 데려다 기른 지 10년이 넘습니다. 어떤 고생을 했는지 정확히는 알지 못하나 사람을 많이 경계했습니다. 10년이 지난 지금도 경계하는 습성이 조금은 남아 있습니다.

몇 년 전 동물병원에서 신장이 안 좋다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지금까지도 신장이 완전히 회복된 것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는 건강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고양이는 원래 토를 자주 하는데 아플 때는 조금 다릅니다. 토를 자주 하면 기운이 빠집니다. 한참이 지나 먹이나 물을 먹고 나서 또 토를 하면 심상치 않은 경우입니다.


토를 많이 하고 나면 하는 행동이 있습니다. 먹는 것을 자제합니다. 물도 거의 마시지 않습니다. 그리고 사람의 눈길과 손길이 쉽게 닿지 않는 곳을 찾아 몸을 숨깁니다. 그렇게 하루, 이틀을 보내고 나면 슬그머니 나와 먹이와 물을 조금 먹어봅니다. 또 토를 하면 다시 먹는 것을 끊고 잘 보이지 않는 곳에 숨어 버립니다.


크게 아프지 않은 경우는 먹지 않고,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에서 쉬면 좋아집니다. 반복해도 잘 낫지 않으면 병원에 데려갑니다. 병원에서 수액을 맞고, 약을 처방받아 먹이면 좋아집니다.


고양이가 아플 때 스스로 치료하는 방법을 보면 놀랍습니다. 음식을 끊고 모든 에너지를 치료에 집중시킵니다. 외부와의 접촉을 끊어 스트레스를 줄입니다. 몸속과 몸밖에서 일어날 수 있는 문제를 차단하는 본능을 보입니다. 건강을 정상상태로 돌려놓는 행동이 몸에 베어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고양이의 치료법을 보며 반성이 됩니다. 먹는 것으로 아파도 먹는 것을 자제하지 못한 자신을 반성하게 됩니다. 쉬지 않아 탈이 났는데도 쉬지 못하는 자신을 반성합니다. 사람으로부터 상처받아도 그곳을 떠나 있지 못하는 자신을 반성합니다.


우리에게도 건강이 좋지 않을 때 스스로 치료하는 방법이 있을 것입니다. 너무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아 우리 몸이 잊었는지도 모릅니다. 잊었다면 다시 찾는 노력이 필요하겠습니다.


건강을 지키는 우리의 본능이 다시 깨어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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