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하는 삶

  요즘은 잠시라도 시간이 나면 책을 읽습니다. 책의 유익함이야 더 이상 말해 뭘 하겠습니까. 그렇다고  유익함이 책을 읽는 이유의 전부는 아닙니다.     

  책을 통해 건강, 관계, 돈에 관한 지식을 많이 얻었습니다. 건강, 관계, 돈에 관해 갈피가 잡히지 않고 마음이 흔들릴 때도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책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인생 최고의 조력자입니다.      

  책에서 도움을 얻으려는 마음에서 출발했지만 도움만이 전부가 아닌 것을 알게 됩니다. 책은 시간을 의미 있게 채우는 행위이기도 합니다. 구체적인 해답을 얻지 못해도 읽는 것의 의미가 있습니다.     

  읽는 책의 모든 부분이 유용한 것은 아닙니다. 책의 내용 중 삶에 구체적으로 적용되는 부분은 10분의 1도 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다고 9개가 다 버려지는 것은 아닙니다. 지금은 9개가 보탬이 되지 않지만 9개들의 연합이 내 안에 잠재력으로 자리 잡게 됩니다.      

  책 한 권을 읽는데 적게는 4시간 많게는 30시간에서 40시간이 걸립니다. 어떤 책들은 읽다가 접기도 합니다. 책 한 권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지식과 지혜, 잠재력으로 스미는 지식과 지혜를 빼도 여전히 효용으로 와닿지 않는 부분은 많습니다. 읽으며 자연스럽게 날아가는 부분, 지루해서 날려 보내는 부분, 나와 맞지 않아서 받아들이지 않는 부분, 이해되지 않아서 받아들일 수 없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책 한 권의 수율은 독서의 깊이와 비례합니다. 책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을 제외하고도 독서는 자체로서 매력을 가집니다. 삶을 알차게 채운다는 뿌듯함을 느끼게 합니다. 삶의 시간을 나를 해치는 시간에서 구제합니다. 삶을 유익한 유흥의 시간으로 채웁니다. 삶을 사색하게 합니다.      

  드라마나 게임보다 재미있기도 합니다. 멋진 장면이 오랫동안 남습니다. 등장하는 사람의 모습, 목소리, 성격 등을 만들어 내게 합니다. 책 속 풍경이 머리와 가슴을 통해 그려지고 느껴집니다. 작가가 숨겨 놓지 않은 보물을 찾아내기도 합니다.      

  책은 지혜의 보고이자 삶의 놀이터입니다. 게임, TV, 영화 못지않은 재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때로는 지루하기도 하지만 이 또한 큰 재미를 만나기 위한 기다림입니다. 지루한 기다림은 언제나 우리를 배신하지 않습니다. 내가 먼저 돌아서지 않으면 기다림은 우리에게 선물을 잊지 않습니다.      

  한때는 벽돌 책을 읽으며 인내력을 기르기도 했습니다. 한 시간을 읽고 있으면 50분은 인내의 시간입니다. 10분도 재미가 아니라 읽고 있는 나 자신의 대견함으로 견디는 시간입니다. 이런 책은 당시에는 재미도 쌓이는 것도 만족스럽지 않습니다. 다른 독서가 쌓이고 한참이 지나 벽돌 책을 다시 읽으면 그때 몰랐던 의미들이 와닿습니다. 이때의 기쁨은 말로 표현할 수 없습니다.      

  독서는 생각과 마음의 양식입니다. 독서는 밥 먹고 숨 쉬듯 자연스러워야 합니다. 모든 독서가 바로 쓸모 있는 것은 아니지만 모든 독서의 쓸모는 사라지지 않습니다. 지금 독서가 즐겁거나 쓸모를 찾을 수 없다고 독서를 멈추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독서로 의미 있는 시간이 가득한 삶이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