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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간 대화, 더 따뜻하고 조화롭게

by 긴기다림


일상적인 대화에서는 대부분 자신이 관심 있는 주제를 이야기하게 된다. 공식적인 회의에서는 중요한 의사 결정이 이루어질 수도 있지만, 일상 속 대화는 그보다는 서로의 마음을 나누고 유대감을 형성하는 역할이 더 크다.


부부간의 대화 역시 마찬가지다. 주로 가정의 일이나 가족과 관련된 이야기를 나누지만, 때로는 특정한 일에 대한 감정이나 생각을 공유하기도 한다. 대화가 원활하면 관계를 더욱 돈독하게 만들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오히려 거리감이 생길 수도 있다.


나는 아침에 일어나 경제신문과 책을 읽고, 두 시간쯤 지나면 아내가 일어난다. 아내와 함께 차를 마시며 30분 정도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우리 부부의 일상이다. 하지만 우리의 대화 주제는 대부분 다르다. 나는 그날 읽은 신문 기사나 책의 내용을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지만, 아내는 그런 이야기에서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듯하다.


물론, 새롭게 알게 된 정보를 누군가와 공유하고 싶은 마음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상대방도 같은 마음일까? 아내는 내가 이야기하는 주제에 대한 예열의 시간이 없었다. 나는 아침 시간 동안 신문과 책을 읽으며 다양한 정보와 생각을 접했지만, 아내는 이제 막 하루를 시작하는 상태다. 정신적으로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예상치 못한 이야기를 듣고 반응하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나는 매일 같은 방식으로 대화를 이어간다.


시간이 지나 돌아보면, 나는 내 이야기를 하고 아내는 아내의 이야기를 하는 모습이다. 우리의 대화는 마치 서로 다른 철로를 달리는 평행선 같다. 서로의 말이 들리긴 하지만, 같은 길 위에서 만나지는 못하는 느낌이다. 이는 관계가 나빠서도, 서로를 배려하지 않아서도 아니다. 단지 늘 해오던 방식이기에 그냥 두고 있다.

우리 삶에서 반복되는 일들은 익숙해져 쉽게 바꾸려 하지 않는다. 잘못된 것이라는 생각조차 들지 않는다. 하지만 무심코 반복되는 행동들이 관계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상대의 관심과 감정을 고려하지 않는 대화가 계속된다면, 결국 대화 자체가 부담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더 따뜻한 대화를 위한 작은 변화가 필요하다.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기 전에, 먼저 상대가 듣고 싶은 이야기를 꺼내는 노력을 해보자. 내 관심사를 나누고 싶다면, 먼저 상대의 관심사를 묻고 귀 기울이는 것이 중요하다.


상대가 자신의 이야기를 할 때는 진심으로 듣고, 자연스럽게 내 이야기도 나눌 기회를 찾아보자. 대화의 흐름이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상대가 충분히 말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마음도 필요하다.

대화는 단순한 정보 전달이 아니라, 서로의 마음을 나누는 과정이다. 가까운 사이라고 해서 상대가 내 이야기에 무조건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도, 내가 상대의 관심사에 전적으로 맞춰야 하는 것도 아니다. 중요한 것은 서로의 관심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질 수 있도록 조화로운 균형점을 찾는 것이다.

대화가 일방적으로 흐르면, 어느 한쪽은 허전함과 피로감을 느낀다. 서로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관심을 표현하는 작은 노력만으로도, 대화는 더 따뜻하고 의미 있는 시간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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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상대방이 어떤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하는지 먼저 물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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