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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을 내주고 뼈를 취한다

by 긴기다림

상호 관세를 발표했다. 미국 증시는 큰 폭의 하락을 맞았다. S&P 500은 2025년 초 기록했던 최고점 대비 약 10% 하락하며 조정 국면에 진입했다., 나스닥은 기술주 중심으로 10% 이상 하락했다. 4월 첫째 주, 다우존스 지수는 하루 동안 약 4% 급락했으며, S&P 500은 4.8%, 나스닥은 6% 하락했다.

MSCI 신흥시장 지수는 하루 만에 8.4% 하락하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을 기록했다. 중국, 홍콩, 한국 등 주요 신흥시장 주식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유럽의 EuroStoxx 50 지수는 약 8% 하락했으며 일본 니케이 지수도 약 5.5% 하락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각국으로부터 협상 의사를 전달받았다고 자랑스럽게 밝혔다. 각국은 미국의 이익의 이익을 위해 자신의 손해를 어디까지 감수할 것인가?


수십 년간 쌓아온 자유무역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 협상용이라고 하지만 협상이 안 되면 어떻게 될까? 중국은 34% 보복 관세를 발표했다. 중국을 필두로 보복 대응의 움직임이 보인다. 다음으로는 유럽연합으로 이어질 것이다.


트럼프 정부가 의도한 대로 협상이 안 되고 보복 관세가 진행된다면 어떻게 될까? 기본적으로 수십 %의 관세가 일반화되고 자유무역이 크게 위축될 것이다. 관세가 뉴노멀이 된다면 물가는 상당한 수준으로 오를 것이다. 관세를 지불하면 회사의 이익을 유지하는 것도 어렵다. 비용이 늘어나니 기업의 이익이 늘기는 어렵다. 기업이 어려우면 임금과 고용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상호관세가 자리 잡는다면 소득은 줄고 물가는 오른다. 스테그플레이션이다. 스테그플레이션을 견디는 것은 쉽지 않다. 상호관세가 지속됨에 따라 자유무역이 급격히 위축된다면 글로벌 공급망은 어그러진다.


글로벌 공급망이 큰 타격을 입는다면 내수 시장으로 경제를 지탱할 수 있어야 오래 버틴다. 어떤 나라가 유망할까? 중국은 2000년 초부터 글로벌 공급 체인의 가장 중요한 역할을 확대해 왔으나 여러 가지 이유로 역할이 축소되고 있다.


중국 내 노동비 상승과 환경 규제가 강화되면서 일부 기업들이 동남아시아(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와 남아시아(인도)로 생산 기지를 이전하고 있다. 미·중 갈등, 관세 정책, 기술 제재 등이 중국 의존도를 줄이도록 강요하고 있다. 팬데믹 이후 공급망 안정성 확보를 위해 다각화를 추구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중국의 테크 산업은 AI, 전기차 등에서 세계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지만, 이러한 성공이 경제 전체를 회복시키기에는 한계가 있다. 부동산 시장 침체, 지방정부 부채, 인구 구조 변화 같은 구조적 문제와 미·중 갈등 및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 같은 외부 요인이 여전히 중국 경제를 억누르고 있다. 따라서 일부 산업의 호조에도 불구하고 중국 경제는 장기적인 성장 둔화와 불안정성을 극복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미국도 상호관세로 인해 자국 내 기업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 미국의 제조업은 소재, 부품 수입에 관세 영향을 받는다. 빅테크 기업은 상품을 생산하는 나라에 대한 관세에 노출되어 있다. 미국 경제에도 큰 타격이 예고되어 있다. 경제가 영향을 받는다는 것은 물건을 만들어 소비하는 루트의 효율성이 떨어지는 것을 말한다. 소비가 둔화되면 회사의 고용과 투자는 줄어든다. 고용이 줄어들면 소비는 더욱 줄어드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미국은 세계적인 소비 국가다. 중국은 미국보다 소비력이 왕성하지는 않다. 중국은 당의 지배력이 강해 국민의 불만을 누르는데 미국보다 유리하다. 관세가 타협 없이 대치 상황으로 흐른다면 중국보다 미국이 일반 국민, 경제인, 정치인들의 더 많은 압박에 직면할 것이다. 대의 민주주의가 발달하고 소비력이 왕성한 나라일수록 관세로 인한 무역전쟁을 견디기 어려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유례없는 카드를 꺼낸 이면에는 누군가(특정 이론)의 조언이 있었을 것이다. 경제 쪽의 사람일 확률이 높다. 혼자의 의견이었다면 경제 전문가들의 공격에 끄떡하지 않기는 어렵다. 그도 사람이기에 믿음에 대한 견고한 지적 베이스를 가지지 않으면 흔들릴 수밖에 없다. 누구를 또는 어떤 이론을 품고 있을까?


트럼프 정부의 상호관세로 많은 나라들의 경제는 혼돈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다. 자산 시장은 역대급에 준하는 하락을 겪고 있다. 육참골단인가(자신의 살을 내주고, 상대의 뼈를 자른다)? 자신의 뼈를 내주고 살을 얻게 되는 것은 아닐까? 이를 넘어 자신과 모두를 가리지 않고 뼈를 끊어내는 것은 아닌가?


프란츠 카프카는 “모든 죄악의 기본은 조바심과 게으름이다”라고 했다. 자산시장에 조바심이 나는 상황이지만 경계해야 한다. 아울러 지금은 트럼프 대통령의 게으름을 봤으면 하는 바람도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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