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주하는 주식장에서 살아남기

by 긴기다림

주식 시장이 연일 활황이다. 코스피 5,000포인트, 코스닥 1,000포인트를 돌파했다. 그 중심에는 84만 2천 원을 찍으며 신고가를 경신한 SK하이닉스가 있다. 물론 빛이 강하면 그림자도 짙듯, 소외된 주식도 많다. 하지만 지금까지 코스피에 발을 담그지 않은 사람들은 FOMO를 느낀다. 남들은 하이닉스로 돈을 벌고 있는데 나만 뒤처진 것 같은 느낌은 큰 불안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정작 자세히 들여다보면 다들 돈을 버는 건 아닌데도 말이다.


주변에서 “지금이라도 하이닉스를 사야 하나?”라는 말을 많이 듣게 된다. 작년 영업이익이 47조 원에 달하고, 삼성전자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는 뉴스를 보면 더 이상 지켜보고만 있기는 어렵다. 게다가 12조 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이라는 역대급 호재까지 터졌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상투를 잡는 건 아닐까’ 하는 두려움이 마음속에서 올라온다. 이런 상황은 자산 시장에서 언제나 반복된다. 얼마 전 코인과 금 시장이 그랬고, 몇 년 전 부동산 시장이 그랬다.


지금 시장 분위기가 심상치 않은 또 다른 이유는 바로 역대급 ‘머니무브’다. 사람들이 은행 예적금 깨고, 코인 팔아서 주식 시장으로 달려오고 있다. 통계를 찾아보니 투자자 예탁금이 사상 처음으로 120조 원을 돌파했고, 1월 한 달 동안 은행에서 빠져나온 돈만 18조 원이 넘는다고 한다. 심지어 코인 시장 자금 5조 원가량이 증시로 유입됐고, ‘빚투’ 규모인 신용융자 잔고도 30조 원을 넘겼다. 대한민국 돈이 다 코스피로 몰리는 느낌이다.


자산 시장은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는데, 그때마다 마음은 갈피를 잡지 못한다. “지금 84만 원에 사는 게 맞을까?” 이런 질문에 누가 정확히 답할 수 있을까? 정답을 줄 수는 없지만, ‘조건부 행동’을 제안할 수는 있다.

투자는 리스크를 감당하는 행위다. 하지만 그 무게는 내 어깨가 버틸 수 있어야 한다. 120조 원의 눈먼 돈이 춤추는 급등장일수록 방망이를 짧게 쥐어야 한다. 10%를 먹겠다면 10%를 토해낼 각오가 되어 있어야 한다. 목표한 수익이 났다면 뒤도 돌아보지 말고 시장을 떠나야 한다. 과연 인간의 본성인 탐욕을 누르고 이 원칙을 지킬 수 있을까?


주식이 떨어지면 보통 ‘물타기’를 한다. 하지만 지금 하이닉스는 올라가는 주식, 즉 ‘달리는 말(불타기)’이다. 자칫 말이 발을 헛디뎌 바닥으로 곤두박질칠 위험도 크다. 삼성전자가 하반기에 HBM4를 들고 나오면 판도가 어찌될지 알 수 없다.


주식이 떨어지면 으레 ‘물타기’를 고민하지만, 지금 하이닉스는 폭주 기관차처럼 달리는 말이다. 올라타면(불타기) 당장은 짜릿하겠지만, 발을 헛디디면 그대로 나락이다. 물론 추세의 힘, 관성의 법칙은 무섭다. “추세를 따르라”는 격언처럼 당분간은 이 미친 엔진이 꺼지지 않을 수도 있다.


물론 이 판이 언제 깨질지는 신도 모른다. 전문가들은 영업이익 150조 원이라는 잭팟을 예고하며 배팅을 늘리라고 하지만, 정작 하락장이 오면 ‘투자의 책임은 본인에게 있다’는 한 문장 뒤로 숨어버릴 것이다. 강원랜드에서 딜러가 당신의 승리를 응원하는 건 당신을 사랑해서가 아니다. 당신이 판돈을 걸고 게임을 계속해야만 월급이 나오기 때문이다.


작년에는 코인과 금이 사람들의 혼을 쏙 빼놓더니(참고로 금은 지금도 무서운 속도로 폭주 중이다), 그 바통을 주식이 이어받았다. 아마 다음 차례는 부동산일 것이다. 자산 시장 전체가 거대한 폭탄 돌리기처럼 순환매로 돌아가고 있다. 살까 말까 끙끙 앓을 필요 없다. 멘탈이 버틸 수 없다면, 딱 잃어도 되는 만큼의 자금만 태워라. 그리고 온 신경을 집중해라. 분위기가 심상치 않으면 뒤도 돌아보지 말고 뛰어내릴 각오를 하고서 말이다.


냉정하게 말해서, 일반인이 주식 단타로 인생 역전하기란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기다. 투자는 자본의 크기와 시간의 길이에 정직하게 비례한다. 100만 원으로 10억을 만드는 건 도박이지만, 10억으로 11억을 만드는 건 투자다. 자산의 덩어리를 키우려면 결국 시간이 필요하다.


시장의 파도가 너무 거칠 땐, 한 발짝 물러나서 구경하는 것도 전략이다. 그리고 그 시간에 차라리 나 자신에게 투자해라. 지금 당장 하이닉스 주가보다 중요한 건, 내 목숨이 붙어 있는 한 나를 먹여 살릴 수 있는 ‘나만의 무기’를 갈고 닦는 것이다. 시장이 폭락하든 폭등하든, 그 가치는 절대 배신하지 않는다.

1.png
홍보캡쳐.png


keyword
작가의 이전글잠들지 않는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