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보유세 인상은 기정사실화인 것처럼 받아들여진다. 문제는 얼마나 올릴 것인가에 대한 것이다. 어떤 찌라시에는 3%까지 올릴 수도 있다고 한다. 이런 소문에 막연히 두려운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어떤 이유에서든 주택을 계속 보유하든 팔든 전적으로 개인의 판단이다. 어떤 결정의 개인에게 속한다.
다소 안타까운 지점이 있다. 막연히 기존의 보유세에서 감당 가능하지 않은 선을 훨씬 넘어 보유세를 걷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떨고 있는 것이다. 이는 몇 가지 기준으로 검토 가능하다. 천정이 어디인지는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다. 물론 언제나 실제는 더 잔인할 수 있지만 말이다.
몇 가지 기준을 가지고 접근해 보려 한다. 첫째, OECD 대표적인 나라의 보유세를 알아보는 것도 잣대로서 가치가 있다. 미국, 영국, 프랑스, 일본, 싱가포르 정도를 알아보자. 주요 선진국들의 부동산 실효세율(실제 내는 세금의 비율)을 보면 3%라는 수치가 얼마나 예외적인 경우인지 알 수 있다. 미국의 경우 전국 평균은 1% 초중반대지만, 뉴저지, 일리노이 등 일부 주는 2%를 넘고 특정 지역은 3%에 육박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지역은 주 소득세가 없거나(텍사스 등) 지역 특수성이 반영된 결과이며, 일본(약 1.4%), 영국이나 프랑스(1% 안팎) 등 대부분의 선진국은 1%대 수준이다. 여기에 싱가포르 역시 1 주택 실거주자에게는 매우 낮은 세율을 적용하여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봐도 국가 전반에 걸쳐 일괄적으로 3%대의 보유세를 매기는 선진국은 찾아보기 힘들다.
두 번째는 지난 정부에서 가장 많은 보유세를 걷었던 사례를 짚어보자. 보유세 부담이 가장 컸던 지난 정부(문재인 정부) 시절을 돌아보면 두려움을 조금 덜어낼 수 있다. 당시 종부세율은 다주택자(조정지역 2 주택 이상 등) 최고 6%, 1 주택자 최고 3%로 크게 올랐다. 하지만 이 3~6%의 최고세율은 과세표준 94억 원(시세로는 수백억 원대)을 초과하는 극소수에게만 적용되었다. 일반적인 1 주택자는 공시가격 11억 원(당시 기준)까지 종부세가 면제되었고, 기본 재산세율도 0.1~0.4% 수준에 불과했다. 고령자 및 장기보유 세액공제(최대 80%)와 세부담 상한선(1 주택자 150%)까지 감안하면, 서울의 고가 아파트 1채를 가진 사람조차 실제 시세 대비 부담한 보유세 실효세율은 0.3~0.5% 내외로 1%를 한참 밑돌았다.
셋째, 세금과 선거와의 관계를 살펴보고 선거에 크게 저촉이 될 수 있는 한계를 살펴보자. 세금과 선거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다수의 연구들은 유권자가 세금 부담 증가에 민감하게 반응하여 표로 심판한다는 ‘경제투표’ 이론을 공통으로 지적한다. 특히 주택 보유세는 미실현 이익에 대한 과세라는 특성상 유권자의 조세 저항이 강하게 나타나는 세목이다. 당장 2026년 6월 지방선거를 시작으로, 2028년 4월 총선, 2030년 3월 대선까지 정권의 명운을 가를 선거들이 예정되어 있다. 과거 보유세 급등이 중산층의 표심 이탈과 선거 참패로 직결되었던 경험을 정치권은 기억하고 있다. 연이은 큰 선거를 앞두고 감당 불가능한 수준으로 무리하게 세금을 올릴 정치 집단은 현실적으로 존재하기 어렵다.
먼저 현재의 객관적인 지표를 짚어보자. 2026년 현재 기준, 공시가격 현실화율 인하와 1 주택자 종부세 기본공제액 상향(12억 원) 등으로 인해 서울의 웬만한 아파트 1채를 가진 일반적인 1 주택자의 보유세 실효세율은 시세 대비 0.1~0.15% 내외에 불과하다. 다주택자 역시 다주택 중과 완화 조치와 과세표준 구간 조정 등으로 인해 극단적인 초고가 다주택자가 아닌 이상 시세 대비 0.3~0.6% 수준의 실효세율을 부담하고 있다.
이러한 현재의 기준점과 앞서 살펴본 세 가지 잣대를 종합해 보면, 앞으로 세금이 아무리 오르더라도 1 주택자 기준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 실효세율은 최저 0.1%에서 최고 1.0% 구간을 벗어나기 어렵다 결론에 도달한다. 우선 최저 구간(0.1~0.2% 내외)은 현재의 순수 재산세율 수준이다. 반대로 최고 구간(0.8~1.0% 내외)은 OECD 주요 선진국들의 상단 평균이다. 국민적 심리 마지노선으로, 이 1%를 넘기면 조세 저항을 맞게 되고 이는 현실적인 유리 천장으로 기능한다.
현재 정부가 징벌적 경고를 보내고 있는 다주택자의 경우는 셈법이 다르다. 다주택자의 보유세 실효세율은 최저 0.5%에서 최고 2.0~3.0% 구간에서 형성될 수도 있다. 최저 구간은 기본적인 재산세에 다주택 종부세가 합산되기 시작하는 현재의 실효세율 출발점이다. 반대로 최고 구간인 2.0~3.0%는 정부의 징벌적 의지가 현실화될 수 있는 최대치다.
현재 정권의 임기가 약 4년 이상 남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정부가 시장을 통제하기 위해 남은 임기 동안 3%라는 징벌적 세율을 강행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하지만 4년이라도 이는 지속 가능한 수치가 아니다. 만약 4년 동안 매년 3%의 세금을 거둔다면 자산의 12%가 세금으로 증발하는 일이 발생한다. 이는 헌법이 금지하는 ‘원본 잠식(재산 몰수)’ 논란을 일으켜 조세 불복과 위헌 소송을 부를 수 있다. 궁극적으로는 그 세금이 세입자의 전월세로 전가되거나 주택 시장의 왜곡을 불러와 경제 전반을 흔들게 된다. 3%라는 숫자는 남은 정권 4년 동안 시장에 공포를 주는 무기로 쓰일 수는 있어도, 국가 경제가 온전히 버텨낼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시스템이라 보기는 어렵다.
3%라는 숫자는 시장에 공포를 주는 일시적인 채찍일 수는 있어도, 국가 조세 시스템으로 수년 이상 유지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세율이 아니다. 집을 보유할지 팔지는 관심 없지만, 이러한 한계선을 무시한 채 과도한 불안과 공포에 휩싸이는 것은 자신의 행복을 갉아먹는 일이다.
지식과 정보가 절대적인 기준이라고 할 수는 없어도, 너무 멀리 간 상상으로 삶이 위축되지는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오늘도 삶의 한 페이지가 행복으로 가득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