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이 공개시장 조작으로 통화량을 조절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양적완화(QE:Quantitative Easing)와 양적긴축(QT: Quantitative Tightening)의 방법입니다. 양적완화는 연준이 국공채나 MBS(모기지 담보부 증권)를 매수하여 시중에 통화량을 늘리는 방법입니다. 반대로 양적긴축은 연준이 매입한 국공채나 MBS를 시중에 매도하여 통화량을 줄이는 수단입니다.
연준은 기준금리를 올리고 내리는 방법 외에도 QT와 QE로 통화량을 조절합니다. 경기가 안 좋고 실업률이 높아지면 경기를 활성화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낮추고 QE를 통해 통화량을 늘립니다.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서 기준금리를 올리고 QT로 통화량을 줄입니다.
양적완화(QE)로 시중 통화량이 증가하고 양적긴축(QT)은 시중 통화량을 줄입니다. 양적완화로 시중에 통화량이 늘면 기업투자와 소비가 살아 경제에 활기가 돕니다. 그런데 늘어나는 통화량을 한 번에 끊어버리면 경제에 타격이 있습니다. 단식하다 갑자기 일반식을 하면 몸에 탈이 생기듯이 말입니다. 단식이 끝나면 죽에서 일반식까지 서서히 몸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보식을 진행하는 것과 같습니다. 이와 유사한 개념이 테이퍼링입니다.
테이퍼링은 양적완화를 서서히 줄이는 것을 의미합니다. 국공채나 MBS 매수를 매월 100조 -> -> 80조 -> 50조 -> 20조 -> 매수 끝과 같이 줄여가는 것을 말합니다. 2013년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이 막대한 양적완화를 줄여나가면서 도입한 개념입니다. 양적완화에서 양적긴축으로 가는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개념입니다. 출구전략 또는 연착륙의 의미입니다.
2013년 처음 등장한 테이퍼링이 문제를 야기합니다. 연준의 테이퍼링 언급이 채권시장에 발작을 일으킵니다. 연준이 채권 매수량을 줄이면 시중에 채권의 양은 늘어날 것입니다. 채권의 양이 늘어나니 채권 금리(발행되는 채권의 금리)는 올라갑니다. 채권 금리가 올라갈 것이기에 보유한 채권(기존 채권)을 대량 매도하게 됩니다. 그럼 시중의 채권은 더욱 많아집니다. 채권이 많아지니 채권 금리(발행되는 채권 금리)는 더 오르게 됩니다. 이 현상은 1994년의 채권 대학살과 비슷한 양상을 보였습니다.
채권을 고정금리로 생각하면 이해가 쉽습니다. 내가 구입한 채권금리가 5%인데 기준금리가 내려가 동일 채권금리(발행되는 채권)가 4%로 내려간다면 내가 가진 5%의 채권(기존 채권)은 가격이 상승합니다. 반대로 채권 금리(발행되는 채권)가 6%로 오르면 내가 산 채권(기존 채권)의 가격은 하락합니다. 이런 원리로 내가 산 채권(기존 채권)의 금리보다 새로 발행되는 채권의 금리가 낮아지면 시세차익이 발생합니다.
시세차이가 작아도 투자금이 상당하면 엄청난 이익과 손실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를 우려해 대량으로 채권을 매수한 주체는 채권의 양이 늘어나는 것을 위기라 생각하고 긴급히 매도 포지션으로 돌아섭니다. 이는 시중 채권의 양을 더 늘려 채권 금리를 더 올리게 됩니다.
긴축으로 인한 발작현상이 생겨 자산 가격에 균형이 깨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를 주시하다가 더 이상 채권금리가 올라갈 공간이 없다면 이때 채권을 매수할 수 있는 자리가 생깁니다. 이 방법은 큰 손들이 하는 공매도의 방법과 닮아있습니다.
테이퍼링으로 인한 발작이 채권가격을 흔들면 균형이 무너지는 지점에 투자자들이 몰립니다. 경제의 발작현상이 생기면 큰돈이 움직이는 공간이 만들어집니다. 큰돈을 움직이는 주체가 의도한 경우도 있고 의도하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어쨌든 그들의 의도와 상관없이 출렁이는 것을 피할 수 없습니다. 이때를 놓치지 않고 자산을 매수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연준의 포워드 가이던스라는 것이 ‘앞으로 이렇게 할 것이다. 언제까지 이렇게 할 것이다’라는 말로 사람의 마음을 잡아두는 역할을 하지만 포워드 가이던스를 기회로 삼아 움직이려는 주체들이 늘 있습니다. 큰 주체가 움직인다면 관심을 가지고 들여다보는 것도 좋은 공부라고 생각합니다.
오늘도 배움을 멈추지 않는 하루였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