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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긴기다림 Jun 25. 2024

채권과 상가 투자 이야기

                        다림과 구름은 40대 중반 부부다. 자녀는 딸 하나, 아들 하나다.   

  

   아내 구름이 한숨을 쉬며 남편 다림에게 말한다. “우리는 재테크에 문외한이야” “내 친구 영선이는 남편이 재테크에 관심도 많고 공부도 많이 해서 수입이 꽤 났다고 하는데, 당신도 공부 좀 하면 안 돼!” 다림은 아내의 이런 말을 심심치 않게 들어왔다. 아내가 대학 친구들을 만나는 날은 여지없다. “회사일 하기도 바쁜데 어떻게 재테크 공부까지 해? 재테크 그거 다 책이나 강좌 팔아먹으려는 상술이야” 구름은 이 상황을 얼른 모면하고 싶어 재테크 무용론을 들고 나온다. “재테크 말만 하면 당신은 늘 그런 식이 더라” “다른 집은 남편이 다 알아서 주식투자도 하고, 채권, 부동산 투자도 한다던데, 당신은 집에 들어오면 TV만 보고 있잖아.” 구름은 가정경제에 전혀 관심 없는 남편이 무책임하다고 생각한다.     

  “여보 이거 봐봐, 지금 주식 시장에서 5조가 빠져 채권시장으로 갔데, 이게 무슨 말이야, 왜 주식을 팔고 채권을 사는 거야?” 구름은 신문을 보며 남편 다림에게 묻는다. 다림은 아내가 보고 있는 기사를 흘끔 보고는 말한다 “다 도박이야. 주변에 주식으로 돈 벌었다고 하는 사람들도 수익이 날 때만 말하지, 손해를 보면 말하지 않는데, 그리고 채권은 아무나 하나, 경제에 어느 정도 전문지식이 있는 사람이 하는 거지, 관심 두지 않는 게 속편해” “주식이 도박이면 주식을 발행하는 회사들은 카지노겠네, 말도 안 되는 소리만 하고 있어” “채권은 안전자산이라고 하는데 주식이 위험하면 채권이라도 공부해서 사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구름은 다림에게 채권공부를 은근히 부추기며 말한다. “아, 됐어, 나는 절대 도박판 같은 주식시장은 거들떠보지도 않을 거야. 회사일로도 바쁜데 시간을 내서 채권 공부까지 하기는 벅차단 말이야” 부부의 주식과 채권에 대한 이야기는 계속 겉돌기만 했다.     

  회사에서 돌아온 부부가 식탁에 앉아 밥을 먹고 있다. “이렇게 매일 배달음식만 먹으니까 집밥이 그리워지네” 남편 다림은 뭔가 아쉽다는 듯 말합니다. “그럼, 당신이 밥을 하든지” 아내 구름은 식사 준비가 여자일인 것처럼 말하는 남편을 비꼬며 말을 한다. “당신은 회사 일밖에 모르지? 주식도 채권도 싫다 하고, 월급만 받아서 언제 집 사고, 언제 세계여행도 다니고 그래?, 아이들이 고등학교에 들어가면 학원비도 만만치 않다고 하는데, 우리 월급으로 지금도 빠듯한데, 앞으로 어떻게 될지 걱정도 안 돼?” 부부간의 재테크 논쟁이 다시 시작되었다. 수세에 몰리는 다림은 밥을 뚝딱 해치우고, TV 리모컨을 든다. TV를 켜고 소파에 앉는다. 아내 구름도 밥을 다 먹고 빈 그릇을 싱크볼에 넣고 다림의 옆에 앉는다. “우리 부장님이 작년에 산 상가 가격이 올랐데,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본인도 모르는데 상가를 잘 아는 지인이 고금리에서 저금리로 내려가면 상가 가격이 오른다는 말을 했다는 거야. 여보 이게 무슨 말이야?, 금리가 내리는 데 왜 상가가격이 올라?” 아내는 궁금해서 견딜 수 없다는 표정으로 남편 다림의 답을 재촉했다. “아, 내가 그걸 어떻게 알아, 내가 상가 주인도 아니고, 상가 살 돈도 없으면서 그런 걸 왜 궁금해하고 그래? 그냥 적금이나 예금을 들면 되지.” 남편 다림은 아내가 상가 이야기를 꺼내자 우리와 상관없는 이야기를 한다며 아내에게 핀잔을 주었다. “당신은 재테크 말만 하면 맨날, 적금, 예금만 말하더라. 예・적금으로 언제 큰돈을 모아? 금리라고 고작 2∼3% 주는데 그걸로 언제 목돈을 마련하냐고?” 아내는 재테크에 1도 관심 없는 남편의 태도에 실망스러움을 넘어 화가 나기까지 했다.   

   

  부부간에 재테크에 대해 대화를 하면 서로가 모르는 구석이 많이 이야기가 겉돕니다. 마음속으로는 상대방이 혼자 알아서 해 주었으며 하지만 실상은 그러기가 쉽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가정에서 재테크는 먼 나라 이야기입니다.          

  주식은 쉽게 접근하는데 채권과 상가는 어려워합니다. 채권은 발행되는 채권과 유통되는 채권이 같은 장에 있기에 이 부분으로 혼동하기 쉽습니다. 예를 들어 기재부에서 2년물 표면금리 3% 국채를 2024년에 발행했다고 합시다. 이 채권은 만기일까지 보유하면 매년 3%의 이자와 액면금액을 받습니다. 기재부가 2025년에도 2년물 국채를 발행한다면 표면금리는 당시의 기준금리를 반영하여 확정되니다. 기준금리가 높아졌다면 국채 금리도 오르는 것이 통상적입니다. 2025년 국채 2년물 표면금리가 4%라고 가정해 봅시다. 채권시장에는 2024년에 발행한 2년물(표면금리 3%) 국채와 2025년에 발행한 2년물(표면금리 4%) 국채가 거래됩니다. 이렇게 되면 2024년에 발행한 2년물(표면금리 3%) 국채 거래 가격은 2025년에 발행한 국채보다 수익률이 낮기에 거래가격이 낮아집니다. 만일 2025년 발행된 국채 표면금리가 2%라면 2024년에 발행한 2년물(표면금리 3%) 국채의 가격은 올라갑니다. 우리가 혼동하는 것은 기재부가 발행하는 국채와 기존에 발행된 시중에서 거래되는 국채가 함께 거래되기 때문입니다. 기존에 발행된 국채 금리보다 지금 발행된 국채 금리가 높으면 기존 발행 국채 가격이 내려갑니다. 채권은 고정금리라고 이해하고 자신이 샀을 때의 채권금리보다 높아진 채권이 발행되면 자신의 채권은 가격이 내려갑니다. 자신의 샀을 때의 금리보다 낮은 금리로 채권이 발행되면 자신의 채권 가격은 올라갑니다. 채권은 만기가 되면 액면가를 돌려받고 그때까지 표면금리를 받습니다. 채권으로 차익을 내려면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기준금리가 높았을 때 샀다가 기준금리가 낮을 때 팔면 차익이 납니다반대로 기준금리가 최고로 올라가고 있을 때 기 발행된 저금리 채권을 싸게 구입하여 만기에 액면가를 받으면 차익이 발생합니다중요한 것은 지금 발행되는 채권과 기 발행된 동일 채권(금리는 당시의 기준금리를 반영)의 가격 차가 발생한다는 것입니다채권은 차익과 이자를 얻을 수 있는 자산입니다.     

  상가는 일반적으로 월세를 받습니다. 월세는 시중금리가 변동된다고 바로 반영되지 않습니다. 상가의 월세는 완전하게는 아니지만 고정이율에 가깝습니다. 시중금리가 올라서 상가를 담보로 빌린 채무 부담이 늘었다고 상가 월세를 바로 올릴 수 없습니다. 이런 이유로 2년간 기준금리가 계속 오르는 상황에서 상가의 수익률은 떨어졌습니다. 상가를 담보로 한 채무에 대한 이자가 늘어나기에 비용이 증가합니다. 이에 반해 상가 월세는 거의 고정되어 있기에 상가의 가격은 떨어집니다. 예를 들어 2년 전 10억에 매수한 상가의 수익률이 4%였는데 시중금리가 계속해서 올라 2년 후 상가 수익률이 2%로 떨어졌다고 합시다. 수익률 4%이던 상가가 수익률 2%로 떨어지면 요구수익률을 맞추기 위해 상가의 가격은 떨어지게 됩니다. 상가는 시중금리가 최고조에 달했을 때 구입하면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습니다문제는 시중금리가 최고조로 달했을 때는 상가 구입 자금을 융통하기 쉽지 않다는 점입니다.      


  채권과 상가의 닮은 점은 금리가 최고로 올라갔을 때 구입하면 차익이 날 확률이 높다는 것과,   채권의 이자와 상가의 월세는 고정적인 성격을 가진다는 것입니다    

 

  모든 재테크 수단에 정통할 필요는 없지만 대표적 자산인 부동산주식채권 정도는 관심을 가지고 경제신문 기사를 중심으로 모르는 개념을 찾아보는 것으로 공부하는 것이 좋다는 생각입니다좋은 자산인데도 알지 못해 기회가 와도 엄두가 나지 않는 상황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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