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달라진 방향

오롯이, 나

by 숙희달

어느 순간부터

사랑 노래에 설레지 않게 되었다.


이전에는 사랑 노래를 들으면

자연스럽게 연인이 떠올랐고,

혼자일 때면 연애가 하고 싶어지곤 했다.


하지만 요즘, 사랑 노래는

내 귀에 가족에 대한 사랑으로 먼저 닿는다.

말없이 곁에 있었던 시간들,

조건 없이 이어져 온 관계들이

노래 사이로 스며든다.


지금의 나는

혼자로도 충분히 살아가고 있다.

외롭지 않고, 비어 있지 않다.


오롯이 나로서 존재하고 있다는 느낌.

나 자신에 대한 책임과 함께,

이제는 가족을 책임진다는 감각이

조용히 자리를 잡았다.


세월이 흐르면서

누군가를 지켜주던 보호자는

조금씩 바뀌어 간다.


어느새 그 자리에

내가 서 있다는 걸

알게 되었을 뿐이다.


사랑이 사라진 게 아니라

사랑을 받아들이는 방향이

조용히 달라졌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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