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롯이, 나
어느 순간부터
사랑 노래에 설레지 않게 되었다.
이전에는 사랑 노래를 들으면
자연스럽게 연인이 떠올랐고,
혼자일 때면 연애가 하고 싶어지곤 했다.
하지만 요즘, 사랑 노래는
내 귀에 가족에 대한 사랑으로 먼저 닿는다.
말없이 곁에 있었던 시간들,
조건 없이 이어져 온 관계들이
노래 사이로 스며든다.
지금의 나는
혼자로도 충분히 살아가고 있다.
외롭지 않고, 비어 있지 않다.
오롯이 나로서 존재하고 있다는 느낌.
나 자신에 대한 책임과 함께,
이제는 가족을 책임진다는 감각이
조용히 자리를 잡았다.
세월이 흐르면서
누군가를 지켜주던 보호자는
조금씩 바뀌어 간다.
어느새 그 자리에
내가 서 있다는 걸
알게 되었을 뿐이다.
사랑이 사라진 게 아니라
사랑을 받아들이는 방향이
조용히 달라졌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