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금, 우리들의 순간(feat.BES)

오롯이, 나

by 숙희달


지난해 12월 27일,

브라운 아이드 소울 콘서트에서 정엽님은

이렇게 말했다.



”지금 우리들의 순간을 즐기자고요. “



그 말이 이상하게 오래 남아있다.

지금 이 순간은,

지금이 아니면 다시 오지 않기 때문이다.

예전의 나는 여행을 가면

그곳에 있었다는 증거를 남기기 위해 사진을 찍었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사람과 흔적을 기록한다.

길가에 떨어진 돌멩이, 그곳에 남은 생활의 자국들.

그런 사진들이 오히려 그때의 풍경과 감정을

더 또렷하게 불러온다.


어머니를 떠나보낸 뒤에야

나는 시간에도 각자의 시기가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는 때는 생각보다 짧고,

미루면 돌아오지 않는 순간들이

분명히 존재한다는 걸.




나는 가게를 오픈하고

6개월 동안 하루 12시간씩, 쉬지 않고 일했다.

그러다 문득, 나에게 질문을 던졌다.



‘내가 이렇게 사는 이유가 뭘까.’


하지만 그 질문은 답을 찾지 못한 채

다시 일상 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어느 날, 새로운 아르바이트생이 오게 되었다.

내 전공과 관련된 동아리에 가입한 학생이었는데,

그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며

잊고 있던 나의 빛나던 순간들을

다시 떠올리게 되었다.


그리고 그날,

연극 한 편을 예매했다.



나중에 알게 되었다.

유튜브에 올라온 영상 중에서

우리들의 순간’

지나간 사랑에 대한 추억일 수도 있지만,

우리들의 청춘에 대한 노래일 수도 있다는 말을.



그때 알았다.

나에게도 아직

온전히 나로서 살아 있는 순간이 남아 있다는 걸.



그 말을 듣고 나서야

그 멘트가 왜 이렇게 오래 마음에 남았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사랑이든, 꿈이든, 일이든

이 노래가 말하는 ‘우리들의 순간’은

한 번 지나가면 다시는 같은 모습으로

돌아오지 않는 시간이라는 걸.



뮤직비디오 속에서

주인공이 그때의 자신을 회상하듯,

지금의 나 역시

언젠가 이 순간을 떠올리게 될 것이다.


그래서 나는 잊지 않으려 한다.



지금의 반짝이는,

우리들의 순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