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롯이, 나
나는 상처를 받으면
지인들에게 그 사실을 공유하고
위로를 받았다.
자잘한 상처들은
그들의 위로로 충분했다.
하지만
내 인생을 뒤집어 놓을 만큼 깊은 상처에는
그 어떤 위로도 소용이 없었다.
그때 알았다.
타인은 들어줄 수는 있어도
같이 아파해 주지는 않는다는 걸.
오롯이, 내 몫이라는 걸.
그래서 상처를 잊기 위해
몸을 쉬지 않고 움직였다.
하루를 빼곡히 채워
잠드는 순간까지 나를 몰아붙였다.
하지만 상처와 마주하는 날에는
모든 일정이 무너졌고
나는 더 깊이 잠식되었다.
그제야 다른 방법을 찾았다.
이 일을 겪기 전
내가 가장 좋아했던 일이 무엇이었는지.
사진첩을 넘기고,
단어를 적고,
사람들에게 물었다.
그 과정에서
나는 설명하지 않았고
이해받으려 애쓰지 않았다.
그저
나에게 집중했다.
조용히, 그러나 분명하게
상처는 아물고 있었다.
그제야 알았다.
어떤 상처는 말해질수록 커지고,
어떤 상처는 침묵 속에만 아문다는 걸.
지금의 나는
그 상처에 잠식되지 않는다.
그 상처로 인해
나를 내려놓지도 않는다.
상처를 드러내지 않고 치유하는 방법은
결국
빛나던 나에게
나를 다시 돌려보내는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