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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파리 Jun 11. 2024

말의 결, 그리고 익숙해지지 않는 무게

다양한 형태의 말들



240610

말의 결, 그리고 익숙해지지 않는 무게


사람의 말은 다양한 형태로 모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직접 면대 면으로 전하는 말,

텍스트로만 전하는 말, 엿듣게 되는 말, 그저 지나가다가 들리는 말 등.

어른이 된 지 10년이 되었으나 감정을 숨기는 게 참 어렵다.

최근 생활패턴이 급격히 바뀌었다.

마음대로 일어나서 공부만 하던 시간을 뒤로하고, 정기적 경제적 활동을 시작했다.


늘 생각했다.

일하는 게 차라리 행복하다고.

내가 살아있는 느낌을 받는 건 일을 할 때, 나의 의미가 일에서 빛을 냈을 때 비로소 살아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슬프고 우울한 일들도 물론 있었으나, 좋은 방향으로 마무리 지었다.

그 시간들 속에 나의 의견이 이렇게 수용될 수 있구나 하는 보람의 순간들이 있었다.


현시점의 마음은 결이 이리저리 구겨지고,

무거운 말이 심장에 얹혀 답답하다.


나는 완전한 사람이 아니다.

좋아하는 사람은 한없이 좋아하고 그 외는 싫어하지도, 쑥덕대지도 않는다.


그냥 관심 외 인 것이다. 그렇게 살도록 나의 30년이 나를 이렇게 만들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요새의 나는

이게 나의 문제인지, 일을 너무 오래 쉬어 이런 건지, 내가 남에게 피해를 주는 것은 아닌지

부정적인 생각이 머릿속을 가득 채운다.

그러다 보니 말 또한 부정적이며 한탄적인 말이 나오게 된다.


이럴 땐 말을 아낀다. 내가 내 입으로 다시 그 말을 복기하면 각인이 될까 봐.

나는 그런 인간이고 이런 취급을 받고 있다는 현실이 나의 인생 전부가 될 수 있기에.

겨우 돌아와서 가족에게 이제까지의 진상을 털어놓았다.


존경할 수 있는 사람과 함께 일하는 게 참 복 받은 일이구나,

‘일’에서 좋은 사람을 만나기는 뜻대로 되지 않는 일이구나 또 한 번 현실을 비탄했다.


그렇지만 뭐 어떤가, 또 나는 살아가야 할 인생이 있다.

한 잠자고 나면 다시 잊어버리자.

힘들 땐 울기도 하자. 책을 읽고 기뻐하자. 사랑하는 사람들을 만나 행복한 이야기를 하자.

이기려고 하기보다 지나가길 바라자.


해파리는 그저 흘러갈 뿐이니, 그저 흘러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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