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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파리 Jun 13. 2024

버티는 게 정말 답인가


240613

힘든 마음의 바닥이 드러났다.


으레 어린 시절부터 음악을 하겠지 생각했기에

그 길을 따라 걸으려 노력하다 보니

이만큼 까지 왔다.


여러 가지 일을 경험했다.

굉장히 나를 싫어하는 사람과 만나서

마음도 아파보고


그에 맞서 내 의견과 능력으로 일에서 인정도 받았다

내 나름대로 유연한 사고와 확실한 계획으로

전례 없는 일들을 해내기도 했다.


처음으로 도움이라는 것을 받아보았다.

나를 원하지 않는 곳에 들어갔다.


이전사람들과 다른 계열의 전공인 나였고

나를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 걸

말과 행동 텍스트로 모두 드러냈다.


이 정도면 내가 일에 능력이 없는 사람일까

인간적으로 내가 부족한 게 많지만

욕을 들으면서까지 잘못한 걸까


많은 고민을 했다.


입사하고 약 두 달 동안 먹은

점심식사의 맛이 기억나지 않는다.


원하지 않은 식사들이 대부분이라 한 달 내내

소화제를 달고 살았다.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 장비들에 익숙해지기 위해

노력하다가 손을 다치기도 하고

무턱대고 시키는 재료들에 두 시간 내내 땀 흘리며

정리하는 일만을 두 달이다.


내가 지금 공부하는 게 무엇 때문인가.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해서였는데

지금의 나는 그저 공장의 한 공정만을 위해

움직인다.


내가 약한 걸까, 이제 사회에 어울리기 힘들어진 걸까

회사 안에서 숨이 안 쉬어져 겨우 밖에 나가

조금씩 울분을 토하는 일이 잦다.


내가 이 정도의 가치를 이곳에서 0으로 인정받으면

10으로 인정해 주는 곳에 가는 게 맞지 않을까.


십 년 뒤의 미래에 내가 살아있을지 조차

모르는 세상에서, 어디까지 버텨야 현명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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