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613
힘든 마음의 바닥이 드러났다.
으레 어린 시절부터 음악을 하겠지 생각했기에
그 길을 따라 걸으려 노력하다 보니
이만큼 까지 왔다.
여러 가지 일을 경험했다.
굉장히 나를 싫어하는 사람과 만나서
마음도 아파보고
그에 맞서 내 의견과 능력으로 일에서 인정도 받았다
내 나름대로 유연한 사고와 확실한 계획으로
전례 없는 일들을 해내기도 했다.
처음으로 도움이라는 것을 받아보았다.
나를 원하지 않는 곳에 들어갔다.
이전사람들과 다른 계열의 전공인 나였고
나를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 걸
말과 행동 텍스트로 모두 드러냈다.
이 정도면 내가 일에 능력이 없는 사람일까
인간적으로 내가 부족한 게 많지만
욕을 들으면서까지 잘못한 걸까
많은 고민을 했다.
입사하고 약 두 달 동안 먹은
점심식사의 맛이 기억나지 않는다.
원하지 않은 식사들이 대부분이라 한 달 내내
소화제를 달고 살았다.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 장비들에 익숙해지기 위해
노력하다가 손을 다치기도 하고
무턱대고 시키는 재료들에 두 시간 내내 땀 흘리며
정리하는 일만을 두 달이다.
내가 지금 공부하는 게 무엇 때문인가.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해서였는데
지금의 나는 그저 공장의 한 공정만을 위해
움직인다.
내가 약한 걸까, 이제 사회에 어울리기 힘들어진 걸까
회사 안에서 숨이 안 쉬어져 겨우 밖에 나가
조금씩 울분을 토하는 일이 잦다.
내가 이 정도의 가치를 이곳에서 0으로 인정받으면
10으로 인정해 주는 곳에 가는 게 맞지 않을까.
십 년 뒤의 미래에 내가 살아있을지 조차
모르는 세상에서, 어디까지 버텨야 현명한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