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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파리 Jun 23. 2024

24년 6월 23일의 꿈의 이야기

어쩌면 아무렇게나 적어낸 글일지도 



신기한 꿈을 꾸었다.

특별한 꿈은 아니지만 기억하려고 글을 남긴다.


일본에 살고 있던 때의 내 모습이었다. 

그런데 내 주변에 가족들이 있었다.


항상 혼자 지내왔던 20대에 가족과 함께하는 타지 생활을

꿈에서 보게 되었다.


주방의 덮개 없는 선반에 일본에서 먹던 식빵이 4개가 

한 번에 쌓여있었다. 4장 컷팅과 6장 컷팅의 식빵들이

4개가 블록처럼 쌓여있었다.


한 번도 그렇게 식빵을 산적이 없었는데 말이다.


이 꿈의 기록은 이 장면 때문이었다.

모든 빵에 곰팡이가 슬어있었다.

전혀 개봉한 흔적이 없는 새 식빵들에 파랗고 하얀 곰팡이가

즐비하게 슬어있었다.


그리고 그 옆을 보니 머핀빵의 12개들이 묶음이 있었고,

그것 또한 전부 곰팡이가 슬어있었다.


꿈속에서 엄마에게 아무리 곰팡이가 슬었다고 말해도

아무런 대답이 돌아오지 않았다. 그저 그대로 계속 두어도 

괜찮다는 듯이 나만이 그 곰팡이와 식빵들을 신경 쓸 뿐이었다.


최근의 나는 다시 경제 활동을 시작하며 조금씩 다시

사회성을 찾고, 사람들과 일하는 방법 그리고 사회생활을

열심히 하고자 애쓰는 중이다.


계속해서 하고 싶은 일이 있었던 내가 작년을 기준으로

아무런 기준이 없어졌다. 이 분야도 저 분야도

부족한 내게는 문을 열어줄 곳이 없는 듯했다.

이러한 무력함을 벗어나고 부족함을 찾기 위해

대학원에 입학했고, 현재 직장과 병행 중이다.


사람은 참 간사하다. 돈만 벌면 팍팍했던 삶이

루틴이 생기는 것으로 인해 마음과 불안이 괜찮아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인지, 관심 있는 일, 하고 싶은 일이 아닌 

처음으로 아무런 관계가 없는 일을 하고 있다.

아무렇지 않을 줄 알았다. 작년 일 년 동안 어디에도 소속되지 않고

돈을 벌어 나를 먹여 살려야 했던 것이 나를 불안하고 우울하게 했기 때문에.


생각하는 방법을 바꿔 돈만 보고 일하자, 직업과 나를 분리하자

머릿속으로 몇 번을 외치면서 일주일을 보내지만, 

나의 쓰임이 여기에 도움을 주고는 있는가?, 

그리고 내게는 이곳에서의 시간들이 어떤 성장을 주고 있는가.

끊임없는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 그저 무기력한 사람이 되고 만다.


물론 너무나 배부른 소리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내게는 나를 투영할 수 없는 직업에서의 삶이

그저 앉아서 벌을 받는 느낌이 끊임없이 든다.


다시 한번, 도전하려고 한다.

몸은 힘들지만, 나의 시간 속에서 내가 조금이라도

성장하고, 쓰일 수 있는 곳에 머물고 싶다.


이런 생각을 하는 것도 이후에는 후회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어떤 선택도 내가 하고 내가 후회하는 것이 

나에게는 살아갈 동력감이 된다.


지금의 나는 쌓여있던 네 묶음의 식빵처럼

개봉도 되지 않은 채로 곰팡이가 피어있다.

나의 아무런 능력이 사용되지 않은 채로

점점 먼지와 그을음이 묻어 썩어가는 것이다.


아무 의미 없는 꿈이라 이게 무슨 글이야 하고 

두서없이 보이는 글이겠으나, 그저 남기고 싶었다.

지금의 나는 고여있는가, 흘러가는가

제대로 사용되며, 쓰임 받고 있는가.

숨쉬기 답답한 채로 계속해서 지내며 

곧 버려지길 기다리는 것만이 아닐까 하고


다시 한 도전이 실패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후회하지 않으려 한다.


내 숨 쉴 곳은 또 내가 만들어 나갈 것이니까

더 이상 곰팡이가 핀 채로 그대로 버려지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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