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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헌 Feb 11. 2022

꿈인지 생시인지! 좋을 때만 쓰는 말은 아니다

2021년 5월 11일과 16일

#5월 11일

가끔 꿈인지 현실인지 헷갈리는 일들이 있다. 그들은 지난 일이고 사실의 여부는 현실에 아무런 영향도 주지 못하지만 나는 그 진의를 파악하고 싶어 한다. 무시무시한 느낌이 들곤 한다.

실제로 일어난 것인지 아니면 꿈이나 상상에 의해서 강렬히 충돌해버린 크레이터인지 모르지만 깊이가 심히 깊기 때문이다. 그 안에서 무엇이 기어 나와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5월 16일


어떠한 권력은 실각을 겪었다. 막강했지만 그래서 무너뜨리고자 하는 힘도 그에 뒤지지 않았다.


암막으로 가려졌던 너희 눈을 내가 뜨게 했을 때 흠칫하고 놀라지 않고서는 배기지 못할 것이다. 그 정도로 낭자한 유혈은 나도 처음 보았으니까. 몸속은 생각보다 넓었고 큰 용량을 가졌다.


부축해준 이와 함께 건넌 한강 다리 위에서 토해낸 울분은 쌩쌩 달리는 자동차의 소음과 함께 날아갔다. 문득 이효리의 뮤직비디오의 한 장면이 떠올랐다. 기차가 경적을 울리며 지나가는 시간 동안 욕과 고함으로 스트레스를 날려 보내는 장면이.


인간관계는 긴 복도에 주욱 늘어서 위치한 각각의 방과 같다. 마음껏 유용하도록 내어준 부지에는 끊임없는 증축을 거듭한다. 지구가 아니기에 건물은 기형적이게 보인다. 좌우로 끝없이 늘어서고 나무처럼 가지를 뻗었다. 내가 이상한 사람이 되었는가에 대해서 생각하는 경우가 부쩍 많아졌다. 나는 여전히 이대로 여전히 같은 자리에서 항상 같은 행동을 하며 같은 스탠스로 살아가는 것만 같은데 이제는 그런 느낌을 쉽사리 받을 수 없다.


나를 불행하게 만들던 것들로부터의 탈출. 손가락이 아프다고 어찌 손을 잘라내겠는가. 모두 다 알고 있다고 해서 그것에 능통한 것은 아니다. 의사도 자기 배를 열고 수술하긴 어려운 일이니까. 혹은 다 알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거짓이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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