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펙트 데이즈

저마다의 완벽한 하루

by 이보미

오늘 영화 <퍼펙트 데이즈>를 봤다.

주인공은 환경미화원이다.

그가 청소하는 모습은 마치 행위예술에 가까웠다.


그는 청소 도구를 직접 만든다.

시중에 파는 도구가 아니라, 자신의 손에 맞는 도구를 만들어 쓴다.


그건 단순히 돈벌이를 위한 청소가 아니라

자기 삶을 자기 방식으로 살아내려는 의지처 보였다.


영화를 보는 내내 나의 일상이 겹쳐졌다.

매일 비슷한 시간에 일어나 식사를 하고,

음악을 들으며 가방을 만들고,

강아지와 산책을 나가고,

카페에서 늘 같은 커피를 주문한다.


겉으로 보면 지루한 반복 같지만,

나의 하루하루는 모두 다르다.


책 속의 같은 문장도

오늘은 예전과는 전혀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고,

어제 지나온 길도

계절에 따라, 햇살과 바람에 따라,

심지어 기분에 따라

새로운 장소로 변모한다.


구름은 또 얼마나 다채로운가.

어떤 날은 두껍게, 어떤 날은 투명하게-

늘 다른 표정을 짓는다.


오늘은 어떤 인연과 마주치게 될까.

오늘은 반려견 몰랑이가 또 어떤 애교를 보여줄까.

짧은 산책을 앞두고 언제나 마음이 설렌다.


매번 비슷하지만 결코 똑같지 않은 순간들.

그 모든 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그래서 더욱 소중하다.


가족과 함께 얽혀 살아가지만,

결국 우리는 각자 다른 세상에서 살아간다.


누군가는 일을 통해,

누군가는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해,

또 다른 누군가는 취미나 자연과의 교감을 통해

자신만의 하루를 쌓아 올린다.


저마다의 방식으로

'완벽한 하루'를 펼쳐낸다.


아마 이 영화가 내게 큰 울림을 준 건

바로 지금, 이 시기에 만났기 때문일 것이다.


반복 같은 하루를 살고 있다고 여길 때,

영화 속 인물의 태도는

그 반복조차 고유한 예술이 될 수 있음을 보여 주었다.


이 세상 모든 것은 파동을 지닌다.

그 파동이 서로 맞닿을 때 울림이 생기고,

그 울림은 나를 흔들며

또 다른 파동을 만들어낸다.


영화와 나의 일상이 겹쳐진 것도

그 파동이 맞닿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그 울림은 나만의 것이 아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하루를 살아내는 많은 이들이

비슷한 떨림을 느꼈을 테니.


우리 모두의 평범한 하루가,

언뜻 보면 미완성 같고 모자라 보여도

실은 그 불완전함 속에서

이미 충분히 완벽하다는 사실을.


오늘도 다시금 깨달았던

소중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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