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온도를 받아들이는 법

by 이보미

요즘 이런 생각을 자주 한다.


좋은 일이라고 여겼던 일이

사실은 꼭 좋은 일만은 아닐 수도 있고,


나쁜 일이라고 여겼던 일도

시간이 지나면 나쁜 일만은 아니었다는 것을.


인생에는 올라갈 때도 있고

내려갈 때도 있다.


문제는 그 사실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느냐,

아니면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지?"

라고 묻게 되느냐의 차이인 것 같다.


얼음물에 손을 담갔다가

미지근한 물에 손을 넣으면

그 물이 따뜻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애초에

미지근한 물에만 계속 있었다면

그 온도가 얼마나 적절한지

우리는 느끼지 못했을 것이다.


어쩌면 삶도 비슷하지 않을까.


차가운 시간도 지나보고

뜨거운 시간도 지나봐야


지금의 온도가

얼마나 괜찮은 온도인지

비로소 알게 되는 것 같다.


그래서인지 요즘은

좋은 일이 생겨도

예전처럼 크게 들뜨지 않으려고 한다.


반대로

뜻대로 되지 않는 일이 생겨도

너무 낙담하지 않으려고 한다.


어쩌면 그것도

잠깐 지나가는 온도일 수 있으니까.


인생이라는 물은

늘 같은 온도로

가만히 있는 법이 없으니까.


그리고 요즘은

이런 생각도 해본다.


인생의 순간순간을

나를 위해 펼쳐진 하나의 장면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면 어떨까.


지금 이 시간도

나에게 주어진 한 장의 장면이라면


그 장면을

너무 빨리 넘기려고 하기보다

그 안에서 잠시 머물러 보는 것.


그렇게 바라볼 수 있다면

공허함이라는 감정도

조금은 가벼워지지 않을까 싶다.


모든 순간에는

어쩌면 나에게 필요한 이유가 있고

어떤 의미가 있을지도 모른다.


그 사실을 받아들일 수 있다면


지금 이 순간도

그저 지나가는 시간이 아니라

나를 위해 펼쳐진 한 장의 삶일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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