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가까운 지인의 부탁을 받고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신 후 모셔졌던 무덤 (Garden Tomb)을 그림으로 그리게 되었다.
성경을 보면 예수님께서 돌아가신 후 아리마대 사람 요셉이 십자가에서 예수님을 내려 모셨다는 내용이 나온다. 이곳은 골고다 언덕이 바라다 보이는 예루살렘성 바로 밖에 위치하고 있으며 영국교회가 확증하고 관리하는 곳이라고 한다.
나는 나름 독실한 크리스천이라 자부하고 있었지만 오랫동안 꽤 많은 그림을 그렸어도 이 같은 그림을 그려본 것은 처음이다. 성경을 통해서 상상으로만 생각했던 곳을 사진으로 보니 표현할 수 없는 감동이 밀렸다. 또 그것을 그림으로 표현하자니 마음 한 편으로 경외감이 들어 조심스럽기까지 했다.
많은 크리스천들이 성지순례 등을 통해 이스라엘을 방문하여 직접 다녀온 곳 일 텐데 나는 덜렁 사진 한 장을 가지고 그것을 그리는 것이 가당치 않다는 의문이 들었지만 나름 심혈을 들여 표현해 보았다.
이곳은 세계 각국에서 몰려드는 관광객들로 인해 인기 관광코스가 되었는데 옛 기록들을 소개하는 설명회와 실제로 무덤 내부까지 들어가 볼 수 있도록 일정이 진행된다고 한다. 사진을 보면 과거 처참했던 역사적 사실들과 달리 내부 정원이나 주변이 매우 깔끔하게 관리되고 있음이 느껴졌다.
< Garden tomb로 가는 길 >
< 현재의 골고다 언덕 모습 >
< 그림으로 표현한 예수님의 무덤 >
다행히 그림을 요청한 분이 완성된 그림을 보고 단번에 마음에 들어 해 주셨다. 그럼에도 마음 한 편 찜찜함은 여전히 남아 있다. 아마도 직접 현장에 가서 그곳을 바라보며 느낀 감동을 표현한 것이 아니라는 작가 내면의 양심이 작동하기 때문이리라.
그럼에도 그분을 통해 이러한 그림을 그리게 된 것을 매우 기쁘고 뜻깊게 생각한다. 주일에 교회에 나가고 새벽기도를 다니는 것만으로 나 자신을 독실한 크리스천이라 생각했던 것이 얼마나 큰 착각이었나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기 때문이다. 가급적 빠른 시일 내 예루살렘 현장에 찾아가 사진만으로는 알 수 없는 진정한 감동을 느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으면 좋겠다. 그때에 현장에서 느낀 진짜 감동을 다시 한번 여러 가지 그림으로 표현할 수 있기를 기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