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본주의 심리학자인 매슬로우에 따르면 인간의 욕구에는 단계별 위계가 있다고 한다. 피라미드 모형을 한 '욕구위계이론'이라고 하는데, 가장 기초적이고 낮은 단계인 1단계는 생리적 욕구, 그 다음 단계인 2단계는 안전의 욕구, 3단계는 소속과 사랑의 욕구, 4단계는 존중의 욕구, 마지막 5단계에는 자아실현의 욕구가 자리 잡고 있다.
요즘 나는 3단계와 4단계에서 충족되지 않는 욕구로 인해 조금 삐꺽거리는 중이다. 특히 4단계는 인정의 욕구라고도 불리는데, 요즘 한숨을 쉬며 자주 되내이는 말과도 연결되어 있다.
'인정의 욕구가 채워지지 않았어.'
내가 소속되어 있는 사회에서 남이 나를 존중해주고 내가 한 일을 칭찬해주고 인정해주기를 간절히 원하고 있다. 4단계의 욕구가 충족된다면 나의 사회 안에서 소속과 사랑의 욕구도 채워져 하루의 절반이 행복할 수 있을 것 같다.
새롭게 앉은 자리에서 맡은 일이 시작할 때부터 영 어색하고 많이 부담스러웠다. 언제나 그렇듯 심리는 행동에 영향을 미치니 불안감이 자꾸 실수를 낳았다. 급기야는 내가 뭐에 씌였나 싶을 만큼 실수하지 않을 부분에서조차 틀리게 되었다. 내가 실수의 주인공이 아닐 때 남에게 멋지게 할 수 있는 조언(인간은 실수한다, 고로 존재한다.)이 나에게는 적용되지 못해 고온에 녹여진 패트병처럼 마음이 오그라들었다.
실수를 줄이고 유능해져야 그 욕구가 채워지는 것은 아닐테고 그건 불가능하다. 또 남이 나에게 어느 날 갑자기 유능한 사람이라고 치켜세워 줄 리도 없다.
그렇다면 계속 5단계에 이르지 못하고 4단계에서 허기만 느껴야 할까?
이럴 땐, 내가 좋아하는 시인처럼 나와 나를 분리시켜 내가 나에게 악수를 청하고 머리도 쓰다듬어 주고 인정의 말을 해주어야 한다.
"실수했어도 니가 참 좋아."
"오늘 그 한 가지는 잘했어."
"너니까 하지, 남들은 어휴, 엄두도 못낼 일이야."
"충분히 잘 하고 있어."
"너는 웃는게 햇살처럼 아름다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