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11 16
다시 비가 오는 수요일이다. 이탈리아 국가대표 축구팀이 다시 북아일랜드에 졌다. 이렇게 해서 이탈리아는 월드컵 본선 출전에 문제가 생겼다. 본선 출전을 하려면 플레이오프 경기에서 다시 시도를 해야 한다. 더욱 강한 팀을 만나서 경기를 해야 하므로 이탈리아 사람들은 다시 마음 졸이는 경기를 봐야 하게 되었다. 아침부터 온통 축구 얘기다. 전 국민이 축구 해설자를 해도 될 정도다. 축구에 대한 이해도, 관심도, 열정도 큰 사람들이다.
결국은 본선에 진출할 것인가? 큰 문제인가? 축구를 잘하는 나라들 중 하나로 오랜 시간을 군림해 왔으니 두 번 연속 본선에 진출하지 못한다면 자존심이 상하기도 하겠지만, 아침부터 저녁까지 토론하고 고민해야 할 큰 문제는 아니지 않은가? 그렇게 생각해 보는 나지만.... 문제가 큰지 작은 지를 결정하는 것은 무엇인가? 결국은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 가가 아닌가?
2-3일 전 신문에서 영국의 작가 뱅크시의 작품을 드라마를 촬영하는 도중에 붓으로 지워버렸다는 기사를 봤다. 작품의 가치가 수십억에 달했다고 하면서 아뿔싸!라고 하는 기사였다. 남의 집 벽에 그린 동물 그림이었는데 그 작품이 정말 수십억에 달할지 아닐지 누가 정하나? 그 작품이 팔려야 수십억이 되는 것 아닌가? 결국 그 작품은 페이트로 지워졌으니 아무 가치가 없게 되었다. 한 장의 그림이 수백억에 달하고, 하나의 자동차가 수억에 이르고, 20여 평의 아파트가 20억에 달했다니 어안이 벙벙해질 때가 많다. 그 가치는 누가 주나? 특히 이런 그림에 천문학적인 가치가 부여되는 것에 난 놀랍고 이해가 잘 안 된다. 수십억씩이나 하는 그림들이 이젠 레스토랑 벽에도 걸리고, 호텔의 로비에서 흔하게 보이고, 박물관마다 갤러리마다 가득한데 가치가 떨어지지 않고 오히려 오른다니 더욱 수상하다. 지구의 인구는 점점 줄어 50년 후에는 그 실질적인 수가 줄기 시작할 거라고 한다. 그렇다면 이 집들은 다 어디에 쓸 것이며. 이러한 작품들은 다 어디에 걸릴 것인가? 뱅크시의 작품이 걸려있는 이 벽들도 언젠가는 다시 재건이 되어야 하고, 그때에도 이 작품들은 수십 억을 호가할 것인가?
돈을 많이 가진 사람들의 장난 같은 그림 팔고 사기에 덩달아 휘둘리지 않을 일이다. 그런데 왜 이런 기사들이 넘쳐나고 회자되는 걸까? 궁금한 게 너무 많다. 돈의 순환, 돈의 길을 알면 조금은 궁금한 게 풀리려나? 수십억의 장난질을 보며 사람들이 계속 축적해 두는 돈은 얼마만큼 까지 커질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이 이상한 그림들의 가치도 계속 유지가 될 것인지도 무척 궁금하다.
정작, 당장을 살기 위해 고민이 많은 나에게 이런 것들은 작은 문제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