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때문에 싸우는 가족을 본 환자,
그가 남긴 한마디

by 별빛간호사

그 놈의 돈! 돈! 돈!
죄송합니다.
처음부터 내질러보는 별빛간호사입니다. ^^;;

저는 호스피스 병원에서 간호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tempImageogJX5y.heic 소독 후 말리는 중인 소독포들 ㅎㅎ 나란히 세워둔 게 귀여워서 찍었다.

우리 병원 환자분들은 대부분 말기 암 환자로, 죽음에 가까이 계십니다.

어느 날, 한 병실에서 큰 언성이 오가더니 주변 환자와 보호자들이 모두 쳐다보았습니다.
저는 성급히 개입하기가 어려웠습니다.
내용은 대충 ‘돈’이었습니다.

“우리 집 선산 아버지가 다…”
“넌 왜 과거 얘기를 꺼내?”
“딸이라고 땅 안 준 거, 아버지 너무하신 거 아냐? 오빠가 뭐 해준 게 있는데?”
“왜 나한테 그러니? 아버지 여기까지 모시고 온 거 내가 한 거 아니야?”
“오빠, 말 다 했어?!”

‘긴 한숨이 절로 나온다.’
저는 병실로 조용히 들어갔습니다.
(사실 이런 건 연차 있는 선생님들이 정리해주시는데, 약국에 약 타러 가셔서…ㅠㅠ)

“보호자분들, 목소리를 조금만 낮춰주세요. 다른 분들도 계십니다.”

그러자 보호자분들은 화를 삭히며 고개를 돌리셨습니다.
그 사이로 언뜻 환자분이 보였습니다.
눈을 감은 채 가쁜 숨을 몰아쉬고 계셨습니다.

‘아마… 다 들으시겠지…’

속상한 마음에 어디 하소연이라도 하고 싶었습니다.
그 놈의 돈! 돈! 돈!이 뭐길래, 가는 길까지 이렇게 힘들게 할까?
아니면, 정말 환자분의 업보일까?
과연 누구의 잘못일까?
어디서부터 뭐가 잘못된 걸까?

tempImage34Uxd9.heic 머리아파~~~~~~

저는 무거운 마음으로 맞은편 병실로 들어갔습니다.
상황을 다 알고 계신 환자분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인생살이가 이렇다… 참…”
“그러게요…”
“간호사야, 별 꼴 못 볼 꼴 다 본다, 그제?”

제 표정을 읽으셨는지 먼저 말을 걸어주셨습니다.

“긍까, 속 시끄럽제. 할미! 돈이 뭔데요? 할부지가 잘못한 거예요? 돈이 문제예요?”
“긍께 말이다. 욕심이 많아서 그런 기다.
인간이라는 게 머리 달고 태어난 후부터는 생각을 하고,
눈 달린 뒤부터는 남과 비교를 하고,
입 달린 뒤부터는 욕을 한다 아이가.
좋게 써야 하는 기다. 좋게.”

“좋게 쓰는 게 뭔데요?”

제 질문에 할머니는 바로 대답하셨습니다.

“간호사야, 잘 보래이.
눈은 사람의 눈과 마주보고,
입은 맛있는 밥을 먹고,
머리는 공부하는 데 쓰면 되는 기다.”

“치… 저도 그 정도는 알거든요…”
“그제? 간호사는 똑똑해서 다 안다.”
“근데 저도 그게 힘들 때가 많아요. 어려워요. 계속 욕심이 생기고 비교도 되고…”
“괜찮다. 원래 사람은 다 그렇다. 그걸 알고 모르고가 중요하다.”
“알고 모르고…”
“그래. 그래서 남의 눈에 피눈물 나게 하는 건 하지 말고,
해서 나도 좋고 남도 좋은 건 계속 하면 된다.
그렇게 살아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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