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맘대로 되는 게 하나도 없어.”
매일 밤 속 울렁거림으로 잠을 못 이루던 환자분이 내게 하신 말이다.
진토제 주사를 드려도 소용이 없다고 하셨다.
“이상하게 주사만 맞으면 더 속이 울렁거려요. 그냥 수액 다 빼주세요.”
그분에게는 이제, 본인 의지로 할 수 있는 게 거의 남지 않았다.
증상을 조절하기 위해 약을 권해도 모두 거부하셨다.
그럴 때 나는 그저 곁을 지키며 묵묵히 들어주고, 기도하는 마음으로 바라볼 뿐이다.
침대에 반쯤 걸쳐 누워 잠든 모습은 너무나 작고 연약했다.
마른 체구가 더 작아 보였다.
퇴근길, 병원 근처 기도하는 곳에 들려
‘그분이 고통 없이 갈 수 있기를…’
그렇게 기도하겠다고 환자분께 전하자,
그제야 처음으로 환하게 웃으셨다.
죽음 앞에서
마지막까지 “내 마음대로 하겠다”고 말하는 인간의 자유의지,
그리고 결국 그마저도 꺾이고 체념되는 순간.
우리는 태어나 한때 만개했다가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는 존재인가 보다.
그 마지막 여정에서,
조금 덜 힘들게,
조금 더 편하게 해주는 것
그것이 호스피스 간호사의 역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