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호스피스 병동에서 일하는 별빛 간호사다.
어느 날이었다.
한 환자분께서 자꾸 나를 부르셨다.
“병원에 충전기 좀 빌려주세요.”
“물 좀 떠주세요, 찬물로요.”
“여기는 보호자 식사 가격이 얼마예요?”
하루에도 열 번 넘게 부르셨다.
사소한 요청이었지만, 끝이 없었다.
그때마다 가족들은 내 눈치를 보며 미안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병실을 나서려는데, 보호자분이 따라나오셨다.
“선생님, 죄송해요. 저희 남편 성격이 좀… 완벽주의라서요.
뭐든 하나부터 열까지 다 알아야 마음이 편한 사람이에요.”
“괜찮아요. 염려 마세요.”
간호사실로 돌아오자 동료가 말했다.
“너무 자주 부르시죠?”
“그러게요. 하나하나 다 설명하려니 쉽진 않네요.”
“저분은 그래야 직성이 풀리시나봐요.”
그 말이 오래 남았다.
‘저렇게 해야 직성이 풀린다.’
그건 어쩌면,
이 세상에 아직 존재하고 있다는 자신만의 방식이 아닐까.
“나 아직 멀쩡해요.”
“나 아직 살아있어요.”
그 환자분의 모든 요청이, 그런 외침으로 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