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밤, 말기암 환자가 간호사에게 건넨 부탁

by 별빛간호사

나는 호스피스 병원에서 일하는 별빛간호사이다.


내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해 이달 말까지 병원에서 일을하기로 했다.


본가로 올라가 휴식을 취하려고 한다.


간호학과를 졸업하고 7년을 넘게 3교대로 일 했으니, 몸이 고장날만도 하다.


휴식하는 동안 밀렸던 글쓸기를 꾸준히 하려한다.


번아웃이 와서 방에 꼼짝없이 누워있을 때도

브런치 스토리에 글을 올린건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병원에서 말기암 환자분들과 함께 지내며 그들이 내게 남겨준 이야기를 사람들과 공유하고 내 스스로도 공부가 되었다.

또 이 기록이 내게 기회를 가져다 주었다.


잘 하자.

내가 다시 일어 설 수 있었던 건

노트북 앞에서 고뇌하며 '어떻게 하면 글이 더 잘 전달될 수 있을까?' 하며 고민하던 시간이었다.

그들이 다시, 나를 일어서게 해주었다.

잘하자.


부디. 휴식하는 동안 나태지옥에 빠지지 않길.....ㅠㅡㅠ

여러분 지켜봐주실꺼죠,,?^ㅡ^



나는 호스피스 병원에서 일하는 별빛간호사이다.


밤근무 중이었다.


낙상위험이 있는 환자분이 콜벨을 눌렀다.


"네. 무슨일이세요?"

"응. 나 화잘실 가려고.."

나는 병실로 가서 환자분을 일으켜 이동식 변기에 앉혀드렸다.

"미안해. 늦은 밤에 잠도 못자고.."

"괜찮아요. 밤에는 일한다고 안자요. 걱정말고 부탁하세요."

"응..."

환자분은 내 말에도 여전히 미안한 기색을 비치셨다.

"볼 일 다 보시면 콜벨 눌러주세요.:"

"응."

몇 분 후 다시, 콜벨이 울렸다.

나는 환자분을 일으켜 침대로 모시고는 이부자리를 한번 더 점검하고 병실을 나가려했다.

"저기, 간호사."

"네?"

"매번 부탁하는 것도 미안하고, 이게 할짓이 못된다. 증말."

"그쵸. 부탁하는 게 미안하셔서 그렇죠?"

"응. 이렇게 사는 게 무슨 의미가 있어. 몸쓸병 죽지도 않아."

"그런말 마세요.. 염려마시고 편하게 부탁하세요."

"으응., 그래?"

"네."

"그래. 나도 폐 끼치고 싶지 않은데 나가지 전에 발에 이불 좀 덮어줭~."

환자분은 귀엽게 다시 부탁했다.

"하나만 더 말해도 될까?"

"뭐에요?"

"가습기에 물 좀 부탁해~"

가습에 물을 가득 부어드렸다.

"하이고, 이제 좀 잘 자겠네. 자는데 어찌나 그런게 신경쓰이던지. 죽을 때가 다 돼도 할건 해야 직성이 풀려"

"하하, 그렇죠."

"간호사 웃으니까 마음이 좀 놓이네. 어여 가봐. 오래 붙잡아서 미안해~"

나는 병실 문을 닫고 나왔다.


몸을 움직이니 전보다 잠이 깼다.

덤벙대고 칠칠맞고 마무리가 항상 아쉬운 내가 누군가에게 손,발이 되고 도움이 되는 이 기분이 참 좋다.

나도 선물을 받은 기분으로 남은 밤 시간동안 병동을 잘 지킬 수 있었다.


나는 직업으로 간호사를 하고 있다.

직업은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서, 인간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수단이다.

근데 가끔 나는 선물을 받는 기분이 든다.

고맙다, 감사하다, 미안하다. 이런 고백과 인사를 나는 쉽게 하고 어렵지않게 받는다.

밖에서는 하기 어려운 말과 행동과 약속도 이 곳 호스피스 병동에서는 작게 속삭일 수 있다.

그래서 힘들어도 다시, 이곳으로 오게된다.


나는 호스피스 간호사가 참, 좋다.


수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