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분, 일 초도 내어주지 말고, 즐겁게 사세요.”
밤 근무 중이었다.
뜨거웠던 해는 지고
낮 동안 병동을 채우던 웃음소리와 고통의 신음마저 조용해졌다.
퇴근 준비를 하려던 찰나, 간호사실로 콜벨이 울렸다.
“네, 말씀하세요.”
“진통제 좀… 주세요…”
가쁜 숨 사이로 힘겹게 흘러나온 목소리.
나는 진통제를 챙겨 병실로 들어갔다.
“많이 아프세요? 어디가 불편하세요?”
“배가… 많이 아파요…”
그분은 배를 감싸며 심각한 표정으로 말씀하셨다.
나는 서둘러 진통제를 주입했다.
“곧 괜찮아지실 거예요.”
말하며 이마에 손을 올리니 축축했다.
티슈를 뽑아 이마의 땀을 닦아드렸다.
그분은 눈을 감고, 한참을 말없이 계셨다.
그러다 문득 입을 떼셨다.
“인생이란 게 참… 우습죠.
어린 나이에 결혼해서 애들 키우고, 대학 보내고, 시집 장가 다 보내고…
이제 좀 쉬려 했더니 이렇게 아파서…”
“네… 속상하시죠.”
나는 조용히 맞장구를 쳤다.
“처음엔 화도 났고, 하늘을 원망도 많이 했어요.”
그분은 손에 힘을 주어 가슴을 내리치며 말을 이었다.
나는 조심히 손을 잡아드렸다.
“그래도 이젠 괜찮아요.
병원에 있으니 애들도 자주 찾아오고, 보고 싶었던 사람들도 날 찾아와주고… 그게 참 감사해요.”
“네, 참 많은 분들이 환자분을 뵈러 오시더라고요.”
잠시 침묵. 그리고 다시, 작지만 단단한 목소리.
“간호사님. 제가 별 건 없지만, 한 가지만 꼭 말씀드리고 싶어요.”
“일 분, 일 초도 내어주지 말고, 즐겁게 사세요.”
그 순간, 나는 말문이 막혔다.
작은 방 안에 울리는 그녀의 말이, 내 안에 깊이 박혔다.
“알겠습니다…”
나는 조용히 대답하며 등을 쓸어드렸다.
그분은 눈을 감고 편안하게 잠드셨다.
며칠 뒤,
그분은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조용히 세상을 떠나셨다.
지금도 그 병실 앞을 지날 때면 그날 밤 그녀의 마지막 목소리가 귀에 생생하게 들린다.
당신의 삶은 지금 어떠신가요?
우리는 하루하루를 당연하게 살아가지만,
그 하루는 누군가가 간절히 바라던 ‘내일’이었습니다.
그녀의 바람이 헛되지 않도록
저는 오늘도 이렇게 글을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