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병원은 말기암 환자들이 주로 머무는 호스피스 병동입니다.
입원하신 분들은 대부분 연로하시고 기력이 약해져 계신 경우가 많습니다.
가족들은 고민합니다.
"말기암이라는 사실을… 언제, 어떻게 말씀드려야 할까요?"
그 질문 앞에서 우리는 조심스럽게 답합니다.
너무 빠르지도, 너무 늦지도 않게요.
가장 적절한 순간을 찾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우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보호자가 조용히 병실에 들어섭니다.
“엄마, 사실은…”
“아빠, 사실은…”
그 말을 들은 환자분은 고요히,
혹은 충격에 말을 잇지 못한 채,
병실의 공기까지 가라앉는 순간이 찾아옵니다.
반대로, 짐작하고 계셨다는 듯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받아들이는 분도 계십니다.
사람마다 받아들이는 시간도, 방식도 다릅니다.
그래서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게”는 참으로 어렵고도 고된 일이 됩니다.
우리의 삶과 죽음이 그렇듯이요.
'참… 쉽지 않구나, 싶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며칠이 지나면 병실에서는 다시 소소한 웃음소리가 피어납니다.
죽음을 앞두고 있다는 사실이 삶을 전부 삼켜버리는 건 아닙니다.
오히려 남겨진 시간 속에서 우리는 삶의 흔적들을 하나씩 정리하고,
소중했던 순간들을 곱씹으며 고요한 작별을 준비합니다.
그건 고통만이 아닌 위대한 용기이자 가장 따뜻한 인간다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