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뉴의 손가락이 향하는 족족 그에 해당하는 단어를 읊어주었고, 상황을 설명해주었으며, 알아듣지는 못했겠지만 으른의 언어와 속도로 대화도(?) 많이 나누었습니다.
생각해보면, 으뉴가 뱃속에 있던 시절 말입니다.
평소에는 얌전하던 아이는 제가 생방송 뉴스를 진행할 때마다 폭풍 태동을 했습니다. 배가 어찌나 들썩이였던지 뉴스 리딩 하기가 힘들었던 때도 있었습니다. 태어나기 전부터 '얘는 말하기를 좋아하는 아이인가?' 싶을 정도였어요. 그렇게 으뉴는 5세가 되었고 유치원에 다닙니다.
어머니, 저는 다시 태어나면 은유로 태어나고 싶어요
은유 담임선생님의 말씀입니다.
똘똘하고 야무진 으뉴를 예뻐해 주시는 선생님 덕분에 행복한 원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선생님의 한 마디로, 아이의 원생활이 이해가 되었고, 안심합니다.
이제 은유는 곧 학생이 됩니다.
이제는 글을 써야 할 때가 왔다는 걸 알았어요.
이 글은 오롯이 우리 딸을 위한 것입니다. 딸의 미래를 생각하는 마음으로 한 자, 한 자 진심을 다해 쓰려합니다.
우리 딸은 앞에 나가서 발표할 일도 더 많아질 테고, 욕심이 많은 만큼 누구보다도 잘하고 싶어 할 겁니다.
그때, 엄마의 기록을 보면서 스피치를 연습할 것 같습니다. ㅎㅎ
아이의 스피치나 어른의 스피치나 종이 한 장 차이입니다. 누가 더 쉽게, 누가 더 설득적으로 말하느냐. 여기서 승부가 갈립니다.
글이 길다고 좋은 글이 아닌 것처럼, 말이 많다고 해서, 말이 빠르다고 해서 말을 잘하는 게 아닙니다.
우리 은유가 어릴 때부터 엄마와 함께 연습해왔던 내용들을 기록해두려 합니다.
그것이 면접을 봐야 하는 학생에게도, 중요한 입찰을 위해 프레젠테이션을 해야 하는 성인에게도 도움이 되리라 확신합니다. 맥락은 같고, 단어만 바꿔 끼우면 되니까요.^^
제가 방송에서 직접 쓴 앵커 리포트와 인터뷰들도 비하인드 스토리와 함께 올릴 예정이에요.
훗날, 혹시나 제가 세상에 없어 엄마의 품이 그리울 때 혹은 사회생활에 지쳐 엄마의 사회생활을 어땠을까, 조언이 필요할 때... 아이가 필요할 때 하나씩 꺼내보았으면 하는 마음에 정리하기 시작한 글인데, 아직도 현직에 몸담고 있는 제게도 스스로를 가다듬을 수 있는 큰 힘이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