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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VIEW H Aug 05. 2021

"연비가 20km/L?" 가성비를 생각한다면 강력추천!

친환경차의 돌풍이 점점 거세지고 있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국내 친환경차 판매량이 전년 대비 58.7%로 거의 60%에 가까운 역대 최고의 기록을 달성했다. 친환경차는 전기차와 수소 연료 전기차, 그리고 하이브리드 차종을 말하는데, 이 놀라운 성장을 이끈 주역은 하이브리드였다.


하이브리드를 대표로 친환경차의 성장세는 매해 높은 폭으로 계속 증가하고 있다. 더 이상 하이브리드가 특별한 차가 아닌 평범한 자동차 중 하나로 많은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하이브리드가 지금의 위치까지 오는 데 걸어온 길은 절대 순탄하지 않았다.


하이브리드가 정확히 뭘까?


하이브리드의 본질은 그 이름에 잘 나타나있다. 잡종, 혼합이란 뜻의 하이브리드는 말 그대로 내연기관인 엔진과 전기 모터를 합친 파워트레인을 뜻한다. 두 가지 파워트레인의 장점만을 모두 가져가는 것이다. 


엔진과 모터는 서로 극과 극이라고 할 정도로 장단점이 대비된다. 엔진은 고속주행 시 효율이 모터보다 훨씬 좋다. 변속기와 함께 하면 매우 적은 힘으로 빠른 속도를 계속 유지하는 게 그리 어렵지 않다.


반면 모터는 고속 주행을 지속하는데 큰 힘을 계속 내야만 한다. 엔진과 다르게 지속적으로 100%에 가까운 힘을 오랜 시간 내야 하다 보니 고속에서는 효율성이 크게 떨어지는 것이다. 거기에 내연기관 대비 짧은 주행거리와 오랜 충전시간도 골칫거리다.


자동차는 항상 장거리 고속 주행만 하지 않는다. 도시에 살면 특히 더 그렇다. 엔진이 최고의 효율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탄력을 받고, 그게 유지돼야 하지만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도시에서는 그럴 일이 없다.   


2톤에 가까운 쇳덩어리인 자동차가 가장 많은 에너지를 쓸 때는 정지 상태에서 가속할 때다. 그런데 도심에서의 주행은 이게 대부분이니 엔진은 계속 최악의 효율을 낼 수밖에 없다. 하지만 모터는 다르다.


모터는 초기 가속부터 바로 100%의 출력을 쏟아낼 수 있다. 그래서 저속에서 효율이 월등하게 좋다. 엔진과 모터가 이렇게 서로 거의 정반대의 특성을 가졌으니 이 둘을 합치면 좋지 않을까라는 발상으로 나온 게 바로 하이브리드다.


하이브리드는 언제부터 나왔을까?


발상과 원리 자체는 크게 어렵거나 복잡하지 않다. 그래서 하이브리드에 대한 구상 자체는 100년도 더 전부터 완성되어 있었다. 하지만 막상 이걸 실제로 구현해서 타고 다닐만할 정도까지는 만들어 낼 수 없었다. 배터리 기술도 부족하고 매끄러운 동력의 전환 등 기계적으로 많은 난관이 있었던 것이다. 


문제를 해결한 건 역시 돈이었다. 7~80년대를 걸친 오일쇼크로 고유가 시대가 닥치면서 연비가 새로운 해결 과제로 떠올랐다. 작고 연비 좋은 일본 차들이 미국 시장을 공략하기 시작했지만 충분하지 않았고 결국 오랜 시간을 거쳐 하이브리드가 상용화될 수 있었다.


세계 최초의 하이브리드 차는 일본 토요타의 프리우스였다. 20km가 훌쩍 넘는 연비로 임팩트는 확실했지만, 높은 가격과 전에 없던 새로운 물건이라는 불안감 때문에 토요타가 기대하던 만큼의 성공은 거두지 못했다.

 

그러나 2세대부터는 어마어마한 판매고를 올리기 시작했고 최초의 하이브리드라는 선점 효과로 하이브리드는 곧 프리우스와 토요타를 일컫는 말이 됐다.


하이브리드 차의 대성공을 지켜보면서도 토요타를 제외한 다른 제조사들은 하이브리드 차를 만들 수 없었다. 토요타가 하이브리드 기술에 특허를 내면서 사실상 독점을 한 꼴이 됐기 때문이다. 결국 토요타에 막대한 로열티를 지불하거나, 오랜 시간을 들여 특허를 피해 독자 개발을 해내거나 둘 중 하나였다.


현대자동차는 하이브리드 독자 개발 노선을 택하고 성공한 몇 안 되는 제조사다. 이름만 들어도 알만 한 제조사들 태반이 토요타에게 로열티를 지불하거나, 서로 공동 개발을 제의하기도 했고, 현대처럼 독자 개발을 하려고 했지만 실패했다. “이렇게 큰 제조사가 왜 하이브리드 차 하나 없지?” 싶은 회사들이 종종 보이는 건 그래서 그렇다.


수 만 건에 이르는 토요타의 특허를 우회해서 독자 개발에 성공한 현대의 하이브리드 기술은 굴곡 많았던 한국 자동차 역사의 쾌거라고 할 수 있다. 2017년 북미 하이브리드 연비 테스트는 단순히 국산차가 일본을 따라가는 정도가 아니라 하이브리드 기술을 선도하는 위치까지 올라온 것을 만방에 알리는 계기가 됐다. 


현대의 아이오닉이 하이브리드의 대명사였던 토요타 프리우스를 연비 대결에서 꺾어 버리고 테스트 내 경쟁 차량들 중 가장 높은 연비를 기록한 것이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올해 독일의 유명 자동차 전문지 ‘아우토 빌트’에서 현대 싼타페 하이브리드와 토요타 하이랜더 하이브리드에 대해 비교 평가를 했는데, 여기서도 싼타페가 높은 점수차이로 하이랜더를 이겼다. 단순히 가성비가 좋아서가 아니라, 주행 성능에서도 높은 점수로 싼타페가 우위를 가져갔다.


아우토 빌트는 싼타페 하이브리드의 주행 성능에 대해 민첩한 코너링 성능, 경쾌한 핸들링, 우수한 제동 성능이 뛰어난 운전 재미로 이어진다는 평가를 내렸고 하이랜더에 대해서는 정 반대의 평가를 했다. 단순한 가성비를 넘어 주행 감성에 우위를 가져간 것은 정말 고무적인 일이다.


직접 타본 사람들이 말하는

하이브리드의 장점


하이브리드의 대표적인 장점은 역시 순수 내연기관이 따라올 수 없는 높은 연비다. 처음 하이브리드 차를 사는 사람들은 모두 연비 때문에 하이브리드를 고르곤 한다. 그러나 수년간 하이브리드 차를 운용한 운전자들은 연비가 아니더라도 하이브리드를 고를 만한 장점들이 있다고 말한다. 


초기 하이브리드는 이것도, 저것도 전부 못하는 어정쩡한 물건들이 많았지만, 지금은 어느덧 나온 지도 20년이 넘어가면서 완성도가 높아졌다. 예전에는 연비를 위해 많은 것을 희생하는 모양새였지만 지금은 어엿한 하이브리드만의 장점들이 생긴 것이다.


가장 많은 사람들이 꼽은 하이브리드만의 장점은 정숙성과 특유의 주행감이었다. 특히 정지 상태에서 출발하는 초반 가속 시 스르륵 미끄러져 나가는 매끄러운 주행감이 매력적이라는 게 많은 운전자들의 공감을 받았다.


의외로 퍼포먼스 측면에서도 장점이 된다는 의견들이 있었다. 엔진과 모터가 함께 구동하면서 낮은 배기량의 엔진 하나만 쓸 때보다 가속이 만족스럽다는 것이다. 물론 위 정숙성만큼 많은 운전자들이 거론한 장점은 아니지만 흥미로운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마지막은 주유로 인한 안정감이다. 아직까지 전기차를 사기에는 불안하다는 것이다. 비록 전기차도 매년 역대 최고 판매량을 갱신하며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지만, 아직 장거리 주행을 하기에는 걱정스럽다는 사람들이 많았다. 


플러그 인 하이브리드를 제외하면, 하이브리드는 별도로 충전이 필요하지 않아 부담이 훨씬 적을 수밖에 없다. 


예전에는 전기차가 나오면 하이브리드는 금방 없어져 버릴 과도기적인 차라는 평가들이 많았다. 틀린 말은 아니다. 하이브리드는 분명 엔진에서 모터로 넘어가는 중간 과정이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전기차가 나온 후 하이브리드는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의 완성도가 높아지면서 내연기관과 전기차의 장점을 모두 가져가는 하이브리드가 선호되는 추세다. 전기차 충전 인프라가 충분히 깔릴 때까지 하이브리드의 전성기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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