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쏘나타와 그랜저는 국산차를 대표하는 장수 모델이자, 인기 모델입니다. 각각 중형과 중대형으로 크기는 비슷하지만, 디자인적으로 쏘나타는 스포티한 반면 그랜저는 우아하고 중후해 보입니다. 두 모델의 이미지가 완전히 다른 이유는 과연 어떤 차이 때문일까요?
현행 DN8 쏘나타는 2019년 첫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쏘나타가 등장하기 전, 항간에는 2018년 제네바 모터쇼에서 공개된 르 필 루즈(Le Fil Rouge) 콘셉트카의 디자인을 물려받을 것이라는 소문들이 있었는데요. 실제로 DN8 쏘나타에는 르필 루즈의 디자인 요소를 많이 차용한 것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르 필 루즈 콘셉트카는 유려한 라인과 속도감이 돋보이는 4도어 쿠페 형태의 콘셉트카였는데 패밀리 세단인 쏘나타에 과감하게 디자인이 적용돼 차량 공개 당시 많은 놀라움을 선사했습니다. 르 필 루즈의 디자인을 물려받았기 때문에 쏘나타는 스포츠 세단과 같은 젊은 감각의 디자인을 보여줍니다.
쏘나타가 스포티해 보이는 가장 큰 이유는 사이드 윈도우 형상(Day Light Opening, 이하 DLO)과 루프라인 때문입니다. 쏘나타의 사이드 윈도우는 르 필 루즈의 그것처럼 길다랗고 뒤로 갈수록 끝단이 올라가는 모습을 보입니다. C필러 지점에서 쿼터글라스가 뭉툭하거나 수직으로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비행기의 날개 같이 매끄러운 라운드 형상으로 마무리됩니다. 트렁크리드까지 곡선으로 떨어지는 루프라인과 어울려 유려한 측면 부 디자인을 완성시키는 것입니다.
측면부 하단의 로커패널 근처에 위치한 캐릭터 라인 또한 차량 후면부로 갈수록 상승하며, 속도감 있는 디자인을 만드는 조력자 역할을 톡톡히 합니다. 이러한 디자인 요소들이 조화롭게 맞물려 쏘나타의 디자인을 젊은 감각의 스포츠 세단의 느낌으로 만들어 냅니다.
그랜저의 디자인은 어떨까요? 그랜저는 쏘나타와 크기는 비슷하지만, 추구하는 방향이 완전히 다릅니다. 그랜저는 쏘나타 보다 조금 더 부드럽고 편안하게 탈 수 있는 고급스러움을 지향합니다. 그래서 세대가 바뀌어도 스포티한 감각 보다는 우아하면서 중후한 디자인을 줄곧 고수해왔습니다.
그랜저의 디자인이 우아해 보이는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차량 측면부에서 도드라지게 나타납니다. 쏘나타와 차별화되는 가장 큰 디자인 요소인 사이드 윈도우 형상(DLO)을 주목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쏘나타의 사이드 윈도우 끝단이 비행기의 날개 같이 매끄러운 라운드 형상으로 끝을 맺었다면 그랜저는 사이드 윈도우 끝단 쿼터글라스가 수직에 가까운 각을 세우면서 떨어집니다. 크롬 장식도 두껍게 들어갑니다. 루프라인은 완만히 떨어지더라도 쿼터글라스의 각을 세우고 크롬 장식을 두껍게 넣은 이유는 이와 같은 디자인이 고급 대형세단의 전유물로 오랜 세월동안 자리매김해왔기 때문입니다. C필러만 보아도 고급차라는 인상을 단번에 줄 수 있도록 한 것이죠.
또 하나의 디자인 요소는 캐릭터 라인이 깊게 들어가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쏘나타는 역동성을 강조하기 위해 캐릭터라인을 깊고 뚜렷하게 처리했습니다. 반대로 고급 세단의 경우 캐릭터라인을 옅게 넣어서 매끄러운 바디를 만들어 우아한 고급감을 살립니다. 그랜저도 이와 같은 디자인을 차용해 오래 보아도 질리지 않는 고급스러운 디자인을 만들어 냅니다. 스포츠 주행을 하는 것이 아닌 편안하게 이동하는 것을 원하는 주 수요층의 선호도에 맞게 설정된 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두 모델을 통해 자동차의 성격을 드러낼 때는 측면의 디자인 요소가 가장 크게 작용한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차종별로 느낌을 다르게 디자인한 이유는 주 타겟 고객층의 주행 성향을 고려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디자인 방향성을 달리 가져가면 넓은 스펙트럼의 수요층을 흡수할 수 있는 장점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쏘나타와 그랜저의 디자인 느낌은 뚜렷하게 차별화되었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성향의 차량이 더 마음에 드시나요?
*본 콘텐츠는 칼럼니스트의 주관적인 견해가 포함되어 있으며, View H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